"멋진 퍼팅의 비밀은 스트로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있다."
미국 최고의 스포츠 심리학자 봅 로텔라 박사가 그의 저서 '퍼팅, 마음의 게임(Putting out of your mind)'에서 강조한 골자다.
D.A 포인츠(37ㆍ미국)가 1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하며 이 평범한 진리를 입증해 보였다.
포인츠는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레드스톤CC(파72ㆍ7,457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빌리 호셸(미국ㆍ이상 15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포인츠는 30년 된 어머니의 퍼터를 들고 나와 대회 첫날부터 화제가 됐다. 올 시즌 9개 대회에 출전해 7차례나 컷오프되자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이 어린 시절 사용했던 1980년대 핑 앤서 퍼터를 골프백에 넣었다. 첫날 8언더파 64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선 그는 2ㆍ3라운드에서 1타씩만 줄이면서 공동 3위로 밀렸지만 이날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역전극을 연출했다.
우승 원동력은 퍼팅이었다. 포인츠는 2번홀 1.8m 거리에 이어 3번홀(이상 파4)에서는 9m 버디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13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추가한 그는 15번홀 경기 도중 폭우로 경기가 중단돼 2시간30분 동안 기다려야 하는 변수를 만나기도 했다. 재개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 1타 차 선두를 유지한 포인츠는 마지막 홀(파4)에서 최대 고비를 맞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보낸 뒤 어프로치 샷도 짧아 4m 파 퍼트를 남긴 것. 성공시키지 못하면 연장전에 끌려가야 할 상황에 갤러리의 시선이 다시 어머니의 퍼터에 쏠렸다. 가슴을 졸일 만도 했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스트로크를 했고 볼은 홀 속으로 사라졌다.
평소 자신의 영웅 목록 1순위에 부모님을 올려놓은 포인츠는 자신감에 힘입어 2011년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이후 2년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거뒀다. 111만6,000달러(약 12억4,5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이달 11일 개막하는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출전권도 확보했다. 포인츠의 우승으로 올 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14개 대회 우승컵이 모두 미국 선수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맥글래드리 클래식부터는 16개 대회 연속이다.
세계랭킹 1위 탈환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24ㆍ북아일랜드)는 공동 45위(4언더파)로 마감했다. 준우승한 스텐손은 세계랭킹을 53위에서 50위 이내로 끌어올려 마스터스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