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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20세기 대표지성' 러셀 사상의 결정판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버트런드 러셀 지음, 비아북 펴냄)


버트런드 러셀은 '수학의 원리'를 저술한 뛰어난 수학자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수학자를 뛰어넘어 사상가, 철학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반핵(反核)운동가 등으로도 알려진 20세기의 대표지성 중 한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러셀이 남긴 70여 권의 저서 가운데 40권과 에세이 등에 실린 글을 정치, 심리, 윤리, 교육, 종교, 성과 결혼 등 6가지 주제별로 나눠 엮은 것이다. 러셀은 1872년 태어나 1972년 작고하기까지 거의 한 세기에 걸친 시대의 주요한 순간들을 기록했다. 제1차 세계대전, 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 냉전 이데올로기의 시대, 제2차 세계대전, 히로시마 원폭 투하, 한국전쟁 등 대형 사건들을 목격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대중과 소통하려 했다. 러셀이 다룬 주제는 다소 불편한 주제이기도 했다. 기독교 신화에 맞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집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영국 어느 곳에도 자신의 자녀를 보낼 만한 학교가 없다며 실험적 대안학교인 비콘 힐 학교(Beacon Hill School)를 설립해 자신이 탐구한 교육철학을 실천했던 인물이다. 자유로운 성 윤리를 탐구함으로써 강의권 박탈 등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그의 저작에서 때로는 풍자가 배어나오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어떻게 하면 늙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무엇보다 먼저 조상을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나로 말하면 젊어서 돌아가신 부모님을 제외하고 다른 조상들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데 성공했다." "일하지 않는 부자들은 특별한 종류의 해악이다. 세상에는 놀고먹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 그의 시선은 인류에 대한 경종에 집중된다. "나는 미래의 가능성들이 눈에 보인다. 물론 어두운 미래의 가능성도 있고 밝은 미래의 가능성도 있다. 나는 가장 끔찍한 위험은 치열한 핵 경쟁으로 인한 인류의 자멸이고, 그다음으로 끔찍한 위험은 엄격한 통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 대한 체벌교육에 대해서도 논했다. "나는 가벼운 체벌의 경우 그 폐해는 극히 적지만 아무 효험을 보지 못하고, 호된 체벌은 잔인성과 야만성을 낳는다고 확신한다. 체벌이 습관화되면 아이들은 익숙해져서 체벌을 자연스러운 일로 여긴다. (중략) 권력을 행사하는 직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이것을 가르치는 것은 특히 위험하다." 러셀은 '어떻게 해야 인간은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라는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훌륭한 삶은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이다"라고 말한 것도 그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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