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여성 증가에 "결혼은 선택" 생각도 한몫<br>적령기 여성들 배우자 경제력 중시에<br>남성들은 결혼 위한 준비기간 길어져<br>골드미스 입맛에 맞는 30대 능력男들<br>20대 젊은 여성 선호 상대 찾기 힘들기도
2005년 30대 미혼비율 21% 5년만에 7.6%나 급증
[리빙 앤 조이] 고학력 여성 증가에 "결혼은 선택" 생각도 한몫적령기 여성들 배우자 경제력 중시에남성들은 결혼 위한 준비기간 길어져골드미스 입맛에 맞는 30대 능력男들20대 젊은 여성 선호 상대 찾기 힘들기도
서은영 기자 supia927@sed.co.kr
우리나라 30대 인구 중 미혼자의 비율은 2000년 13.4%에서 2005년 21.0%로 5년 만에 7.6%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20~40대 미혼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지금의 추세가 계속 된다면 유럽과 같이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하는 사람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왜 결혼 적령기를 넘긴 30~40대 미혼자들이 급증하는 걸까.
■ 결혼 대신 성공 바라는 그녀들
모든 전문가가 입을 모아 말하는 만혼 현상의 원인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다.
핵가족화 이후 대부분의 가정이 1~2명의 자녀만 낳아 기르게 되면서 남자든 여자든 동등하게 교육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화 됐다. 특히 가정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것도 감수했던 어머니 세대가 “내 딸만큼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며 딸들의 사회 생활에 전폭적인 지지자로 나섰던 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환경에서 대졸여성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했고 여성의 경제력 또한 급상승했다. 20여년 전만 해도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남편과 자녀 뒷바라지에 열과 성을 다했던 여성들이 취업과 사회적 성공을 위해 결혼 시기를 늦췄다.
경제적인 안정을 누리게 된 미혼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에 비례해 ‘더 나은 배우자’를 남편으로 맞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 만혼 여성일수록 남성의 경제력을 배우자가 갖춰야 할 첫째 조건으로 꼽는다는 커플매니저들의 전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때문에 남성들 역시 여성들이 만족할만한 경제력을 갖추는데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수밖에 없게 됐다.
■ 성인이 되기 어려워진 요즘 세대
배은경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역시 만혼 사례가 증가하는 이유를 ‘경제적인 문제’로 설명했다. 배 교수는 “남녀 모두 만혼ㆍ비혼율이 급증한 것은 외환 위기 이후 두드러졌다”며 “97년 이후 개인이 가정을 꾸릴 만한 경제력을 얻고 결혼자금, 내집 마련비용을 모으는 데까지 들여야 하는 비용과 시간이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후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상당수의 대학생들이 휴학, 추가학기 등록 등으로 졸업 시기를 늦췄다.
또 어학연수, 대학원 진학이 취업을 위한 필수 코스가 되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적령기로 여겨졌던 20대 후반이 돼서야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든 여자든 원하는 조건의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그 만큼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 배 교수는 이를 두고 “미혼 남녀가 노동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한국결혼지능연구소 부소장 겸 부부클리닉 ‘마음과 마음’ 원장 역시 요즘 만혼ㆍ비혼 현상에 대해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김 원장은 “단칸방에서 시작하면 단칸방으로 끝난다”는 요즘 격언을 인용하면서 “예전에는 사글세방으로 시작해도 적금 부으며 내집 마련도 하고 자녀 양육도 하는 것이 당연했다면 지금은 결혼 전에 가정을 꾸릴 만큼의 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결혼 자체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경제적 계층 구조는 더욱 공고해졌다. 쌀 가게 배달원으로 시작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가 되는 식의 얘기는 이제 한국 사회에서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된다는 얘기 보다 비현실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20~30대 미혼 자녀들은 신혼의 단꿈을 꾸기보다는 부모에게 의지하며 생활비를 아끼는 ‘캥거루 족’이 되는 쪽을 택한다. 결국 젊은이들의 미혼율이 증가할수록 부모들의 자녀양육기간도 덩달아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 가정ㆍ사회 보다 나 자신
형제 자매가 없거나 많아야 1~2명인 지금의 20~30대에게 가정을 위해 자신을 양보하고 포기하는 부모의 모습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와 관련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세대는 누구의 엄마ㆍ아빠, 누구의 며느리ㆍ사위 등 역할 중심의 자아에서 탈피해 한 사람의 개인으로 살아가고 사회적인 지위를 누리려고 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개인이 행복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뤄야 한다는 게 유일한 답이었다면 요즘 세대는 가정 내 역할로 갈등을 겪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이 같은 현상이 여성에게 두드러지는 것에 대해 최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관습화 된 역할 활동을 강요했고 상대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높은 지위를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가부장적 윤리에서 더디게 벗어나고 있어 지금도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 골드미스, 결혼시장에서 가장 불리
화려한 독신 여성의 대명사 골드미스.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결혼정보 업체들은 “골드미스 여성들이 결혼시장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황희주 결혼정보업체 듀오 커플매니저는 “골드미스 여성들이 배우자 연령대로 선호하는 30대 남성들이 20대 혹은 30대 초반의 여성들을 배우자로 삼길 원한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황 매니저는 “같은 연령대의 전문직 남성들은 능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20대 후반의 여성을 만날 수 있다”며 “듀오 가입 회원들만 봐도 여성은 3살 연하부터 4살 연상 남성까지 만날 의향이 있다고 하는 반면 남성들은 최소 띠동갑부터 4살 연하 여성까지 만나볼 의향이 있다고 밝힌다”고 전했다.
만혼 여성들이 ‘경제력’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 반면 만혼 남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배우자의 조건은 ‘나이’인 셈이다. 황 매니저는 “같은 조건의 여성이라면 한살이라도 어려야 좋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남성 회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만혼 여성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대다수의 만혼 남성들은 ‘결혼이 늦은 여성들에겐 시집 못 간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만혼 여성을 소개 받더라도 장점보다는 단점을 찾으려 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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