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가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지만 자신감이라는 값진 트로피를 품었다. 위창수는 14일(한국시간)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디어런TPC(파71ㆍ7,257야드)에서 열린 미국 PGA투어 존디어클래식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지만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단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47세 노장 케니 페리(미국)의 몫이었다. 페리는 합계 16언더파로 제이 윌리엄슨, 브래드 애드모니스(이상 미국)와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연장 첫번째 홀에서 파를 지켜 나란히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상대들을 따돌렸다. 한국인 세번째 PGA 챔피언을 노렸던 위창수로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선두그룹에 2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그는 1번(파4)과 2번홀(파5) 연속 버디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퍼팅이 홀을 살짝살짝 빗나가면서 선두권을 1타 앞에 두고 애를 태워야 했다. 9번홀(파4)과 10번홀(파5)에서 보기와 버디를 맞바꾼 뒤로는 8개 홀에서 파 행진에 그쳤다. 하지만 우승 못지않은 수확도 올렸다. 상위 랭커들이 대부분 빠졌다고는 하나 첫날 공동 선두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나흘 내내 선두권을 달리며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그린적중률 80%에 육박하는 정교한 아이언샷이 돋보였다. EDS바이런넬슨챔피언십 공동 7위가 올해 유일한 ‘톱10’ 입상이었던 그는 시즌 최고성적을 올리면서 내년 투어카드 걱정도 완전히 떨쳐버렸다. 17만3,600달러를 받은 위창수는 상금랭킹 80위(84만8,369달러)에 자리했다. 한편 ‘B급 대회에서 우승사냥을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 페리는 시즌 3승째를 올리며 상금랭킹에서 필 미켈슨(미국)을 제치고 타이거 우즈에 이어 2위(433만1,350달러)로 올라섰다. 페리는 라이더컵 미국대표 선발 포인트를 따기 위해 US오픈 예선을 빠졌고 라이더컵 출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다음주에도 브리티시오픈 대신 US뱅크챔피언십에 나선다. 그는 “22년 동안 메이저 우승에 도전해왔다. 지금은 1인자를 욕심내기보다 내게 맞는 길을 즐기는 편이 맞다”며 ‘실용’을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