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식료품 가격 상승세 둔화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에 그쳤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는 2010년 6월 2.9% 이후 근 2년 만에 최저치로 전월 대비로도 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국가통계국은 돼지고기와 야채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소비자물가가 하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동시에 발표된 소매판매ㆍ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지표들도 유럽경기 침체 등에 따른 해외 수요 급감과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소비ㆍ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하락 행진을 이어갔다. 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해 전월의 14.1%보다 떨어졌고 같은 기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20.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수출과 내수를 동시에 가늠할 수 있는 공업생산 증가율은 전월의 9.3%에서 9.6%로 상승했지만 지난 3년여간 지속된 두자릿수 성장에서 벗어나 한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이처럼 물가 압력이 빠르게 둔화하는 한편 실물경기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중국 정부는 7일 경기하락에 대비한 선제 방어 차원에서 본격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2008년 말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바 있다.
HSBC의 취홍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하강을 우려해 핫머니 등의 국내 유입분이 감소하면서 외환매입 잔액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외환매입 잔액 감소로 위안화 수요가 급감하면서 당국이 시중 유동성을 늘릴 여지가 커진 만큼 향후 6개월 내에 당국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네 차례 이상 순차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경기 하락 추세를 주시하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소비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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