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임신부였던 109번째 환자는 지난 19일과 21일 두 차례 메르스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 최종 완치판정을 받은 후 22일 오전4시34분 제왕절개로 아들을 안전하게 출산했다. 신생아 역시 메르스 검사 결과 음성판정이 나왔다. 메르스에 걸렸던 임신부가 완치판정을 받고 아이를 안전하게 낳은 것은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즉각대응팀에 소속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일일 상황보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문헌상으로 보고된 메르스 임신부 사례 중 결과가 좋았던 경우는 사실 없었다"며 "산모가 아이를 안전하게 출산하고 산모와 아이 둘 다 건강한 상태인 것은 첫번째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가된 4명의 퇴원자 명단에는 109번째 환자와 함께 이른바 슈퍼전파자인 14번째 환자도 이름을 올렸다. 14번째 환자의 경우 보건당국이 앞서 3일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14번째 환자는 증상이 상당히 심했고 폐렴 등의 치료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환자의 경우 전파자라는 낙인효과로 심리적 고통을 받을 수도 있어 그 부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각대응팀은 이 환자의 심리치료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11곳의 집중관리병원 가운데 메디힐병원과 을지대병원은 22일 자정을 기해 격리 해제됐다. 평택굿모닝병원은 격리입원 중인 환자 23명이 메르스 유전자 검사 후 최종 음성판정을 받게 되면 격리 해제될 예정이다.
하지만 청신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날 신규 환자 3명 가운데 173번째 환자(70)는 10일 증상이 발현된 후 보건당국의 통제 밖에서 4곳의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10~11일 목차수내과, 15일 상일동 본이비인후과, 16일 강동신경외과를 방문한 환자나 보호자 등은 보건소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173번째 환자가 최종 입원한 강동성심병원에 대해서는 외래·입원·수술·면회 중단조치를 취했다. 175번째 환자(74)의 경우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 확진판정을 받은 118번째 환자(67)의 가족으로 보건당국은 가족 간 감염에 가능성을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자가격리자의 경우 국제선뿐 아니라 국내선 항공기 탑승도 제한하기로 했다. 또 외래진료가 중단된 강동경희대병원·아산충무병원 등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전화진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