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교육청은 지난 20일부터 특별감사를 진행한 결과 서울 A고등학교의 전체 남 교사 16명 중 5명이 상습적인 성희롱·성추행 혐의가 있으며 이 중 3명은 경찰에 고발된 상태라고 밝혔다. 가해자는 주로 50대 이상의 남 교사들로 젊은 20대 초임 여교사들을 대상으로 성범죄 행각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학생과 교사만 20여명이고 학교 내에서 무차별적으로 성희롱이 일어나 학생과 교사들의 정신적인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특별 감사를 진행한 김형남 감사관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는 지난해 2월 50대 교사 B씨가 2차 회식자리인 노래방에서 30대 여교사의 옷을 찢는 등 강제 추행을 시도하는 범죄가 일어났지만 이 사건이 학교 내 성폭력 고충처리위원회에 접수되지 않았다. 그 이후 학교는 1년간 해당 교사에게 징계 처분 대신 병가·휴직 등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 학교가 성폭력 범죄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성폭력 고충처리위원회 위원이었던 미술 교사 C씨는 지난해 초부터 1년 넘게 예체능반 여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을 지속하다가 지난 22일 직권면직됐다. 심지어 올해 초에 이 학교로 전입한 영어 교사 D씨는 부임하자마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교무실·복도 등에서 20대 여교사들의 신체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미술교사 C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학생이 피해 사실을 신고한 후 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착수하면서 추가적인 가해 사실이 함께 밝혀졌다. 교육청은 31일까지 감사를 진행한 뒤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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