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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 공무원 전환…감독·소비자보호 이원화 검토

■ 정부조직개편 방향 윤곽<br>통신·미디어 융합 ICT 전담부처 설립<br>경제기획원 모델 부활, 금융부 신설 추진


박근혜 정부의 조직 개편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 구상인 '창조경제'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된다.

현 정부의 핵심부처에서 경제와 산업, 연구ㆍ교육 분야 부처를 떼어내 만든 미래창조과학부가 이 구상을 전담, 실현하게 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부나 기획재정부 장관 중 한 사람이 부총리를 맡아 관련 분야를 조정ㆍ통괄하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특성에 맞춰 부총리가 각 부처 사이를 조정하는 것이다.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금융 분야에 대해서는 전담부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세분화한다.

정보통신(IT)ㆍ해양수산 등 현 정부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분야에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정부조직 개편으로 업무가 축소되거나 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기존 부처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는가다.

또 어떤 행태로든 현 정부에 비해 비대해질 것으로 보이는 정부조직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어떻게 설득해내는가도 박 당선인의 과제다.

◇미래부ㆍICT부 신설=박 당선인의 창조경제는 IT와 소프트웨어 산업을 기존 제조업 및 서비스업과 융합하는 내용이 골자다.

박 당선인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각종 산업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미래부가 담당하게 되며 특히 연구개발 분야가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벤처 붐이 거품이 됐던 이유는 각 부처별로 예산이 분산되고 전문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미래부가 총괄하면 예산 낭비를 줄이고 적재적소에 재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 생태계로 불리는 ICT의 전담 정부조직도 창조경제와 연관돼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ICT 전담부처를 공약했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현 정부에서 없어진 정보통신부가 부활하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 정부의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산업 전문가가 수장이 아니었고 여러 사람의 합의가 필요한 위원회 기구여서 각종 이해관계의 대립을 풀지 못했다"면서 "부처의 수장이 결정권을 갖는 형태가 맞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송과 통신업계의 융합부처로 하되 수장은 통신업계를 잘 아는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제기획원(EPB) 모델 부활 고려=기획재정부는 전담분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조직 개편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재정부가 지금처럼 국제금융 기능까지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재정부를 둘로 나눴던 역대 정부 개편안을 살펴보고 있다"전했다.

박 당선인 측은 특히 재정부에서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원회로 넘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1960ㆍ1970년대 경제기획원을 모델로 경제정책과 예산 기능을 가지면서 부총리로서 경제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경험과 지나치게 낡은 모형이라는 점이 당선인 측의 고민이다.

박 당선인이 공약한 기회균등위원회는 현재 행정안전부의 중앙인사위원회를 바꿔 대통령 직속을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대통령 직속의 중앙인사위가 부활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부처 장악력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금융정책ㆍ감독 일원화 검토=금융감독원은 감독 기능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과 소비자보호 임무를 맡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 직원들을 공무원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박 당선인 측의 한 핵심관계자는 "금융감독과 소비자 보호 등 쌍봉형 체계로 금감원을 개편하고 금감원 직원은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에서 외부 용역을 줘 마련한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인수위 관계자들이 검토하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방안에 대해 박 당선인 측에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 측은 총리실의 외부 용역 자료를 반영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조직을 일원화하는 대신 '금융부'를 새로 만드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금융감독 체계를 현행처럼 정부 및 민간 조직으로 이원화하고 감독정책과 감독 집행으로 기능을 분리하면 주요 현안마다 의견 마찰이 불가피하다"면서 "총리실 방안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이 부활시키기로 약속한 해양수산부 역시 이전 기능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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