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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4월 30일] 돼지독감, 차분하게 대응하자

직장인 김모씨는 “돼지 인플루엔자(SI) 우려 때문에 친구들 간 모임이나 회식 때 가장 선호되던 삼겹살이 이젠 기피 식품이 됐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최근 멕시코에서 시작된 S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우리 사회에 전반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벌써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손 세정제, 구강청정제, 마스크 등 위생용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대형마트에서 돼지고기 매출도 두 자릿수로 감소하고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아직까지 국내 돼지에는 발생한 적이 없고 최종 확인된 감염 환자가 없는데도 이런 현상들은 쉽사리 사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왠지 모르는 께름칙하고 불안한 마음이 만든 현상이다. 이러다 자칫 전 양돈농가의 고사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양돈협회에서 파동이 더 확산될까 염려해 ‘SI의 명칭을 북미 인플루엔자 혹은 멕시코 인플루엔자라고 부르자’고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 지나치게 오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현재 일어나는 사태를 차분하게 있는 그대로 직시해서 대응책을 마련하되 과잉 대응하는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난해 광우병과 관련해서 큰 사회적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돼지독감은 71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물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주의만 기울이면 언제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죽은 돼지는 유통 자체가 안 되기에 돼지고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돼지에 대한 근거 없는 불안감은 결국 양돈농가ㆍ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입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구체적이고 빈틈없는 방역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각 농가의 방역을 철저히 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발생했던 조류 인플루엔자처럼 사전 차단에 실패해 전국을 SI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해서는 안 된다. 병을 어떻게 치료하느냐에 따라 병을 낫게도 혹은 더 악화시킬 수 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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