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후 운송일 11일에 불과
지난해 12월 56년여만에 정식으로 남북을 왕래하기 시작한 경의선 화물열차가 사실상 빈차 운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철도공사에 따르면 열차 정식 개통일인 지난 해 12월11일부터 4월말까지 경의선 문산(도라산역)-봉동(판문역) 구간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한 87일 중 화물을 실제로 운송한 날은 약 13%인 11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63t(반출 244t, 반입 19t)이던 화물열차 운송량은 올 1월 57t(반출), 2월 12t(반출 3t.반입 9t)으로 줄더니 3, 4월에는 각각 2t씩(각각 반출)에 그쳤다. 반출 화물은 개성공단 건설 자재나 공단 원자재 등이, 반입 화물은 신발ㆍ의류ㆍ손수건 등이 주를 이뤘다. 이런 까닭에 현재로선 남북간 철도 운행의 효과가 지속적인 운행을 통한 선로 상태 유지 및 점검, 남북관계 관련 상징성 등에 머물고 있으며 남북 물류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하루 한차례(왕복)씩 주 5일 운행한다는 원칙 하에 지난 1월말까지 화물적재 여부에 관계없이 한 번에 화차 10량을 포함, 총 12량을 운행했지만 남북간 합의에 따라 2월1일부터는 화물이 없을 경우 기관차와 차장차 등 2량만 운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수요자가 대부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인데, 생산품이 대체로 `소량 다품종'이다 보니 화물열차 같은 `대량의 장거리 수송' 수단 보다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가 가능한 차량편을 선호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철도공사는 이에 따라 지난 7~8일 개성에서 개성공단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차 운송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화물 유치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화물열차 운송 활성화를 위해 개성공단 내 여러 업체의 수송 물량을 한데 모아서 보내는 `공동배송시스템' 도입을 모색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에 국한하지 않고 남북간의 다른 교역물자들도 열차로 배송토록 유도함으로써 화물열차 운행을 활성화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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