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기업들이 바잉파워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이머징마켓에의 사업 비중을 확대, 매출과 수익을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도요타ㆍ닛산ㆍ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4월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닛산의 수출이 24% 증가한 것을 비롯, 도요타와 혼다가 각각 8.8%, 5.8% 증가했다. 이들 회사는 중국 내 생산공장을 확장하고 인도에도 새로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도요타의 경우 올해 중국에서만 7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미국과 일본에서의 판매는 이머징마켓에 뒤지고 있다. 미국의 크라이슬러는 북미 이외 지역으로의 자동차 수출 비중을 현재 9%에서 연말까지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포드는 신형 피에스타 등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소형차를 내놓으며 신흥시장 공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국, 인도, 러시아의 시장은 세계 유수의 휴대폰ㆍ 유통ㆍ전자ㆍ서비스업체들을 힘차게 끌어들이고 있다. 월마트, 까르푸, 코스트코 등의 유통 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개발도상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컴퓨터업체인 휴렛패커드는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소위 브릭스(BRICs) 국가에서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 1ㆍ4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다고 발표했다. 피자헛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중국에서 얻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선진국 시장이 급속히 둔화되면서 신흥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신흥시장의 바잉 파워는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인도가 오는 2025년까지 세계 5위의 소비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팀 암스트롱 애널리스트는 “이머징마켓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시장”이라며 “이 지역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의) 이머징 마켓에서의 매출액은 오는 2010년 선진시장에서의 매출액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5년 간 이머징마켓이 전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맡아왔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전세계 경제성장률의 4분의1을, 브라질ㆍ인도ㆍ러시아 등 나머지 브릭스 국가들도 전세계 성장률의 4분의1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FT는 이머징마켓 및 개발도상국가의 경제성장률이 전세계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분의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인한 세계경제의 충격이 신흥시장의 성장 덕분에 그나마 완화됐다는 평가다. 높은 경제 성장 덕분에 이머징마켓 금융시장에 자금이 넘쳐 나고, 증시도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도 증시는 여유자금을 투자할 곳을 찾는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지난 5년간 5배 이상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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