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호주 정부와 미국·뉴질랜드 등 각국 수색대는 앞서 인도양 남부에서 발견한 기체 잔해 추정물체를 찾기 위한 작업을 재개했으나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호주 당국은 지난 20일 인공위성을 통해 서부 퍼스에서 남서쪽으로 2,500여㎞ 떨어진 인도양 남부에서 실종기체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사회는 이 물체가 기체 발견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인근 수색에 나선 선박과 정찰기는 아직 잔해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주 당국이 발견한 물체를 찾을 수 있을지, 혹은 이 물체가 진짜 잔해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호주대 차리 파티아라치 교수는 호주 국영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색지역은 평소 4~5m의 높은 파도가 치는 몹시 거친 바다"라며 "위성 촬영 시점이 16일임을 고려하면 물체가 이미 300~400㎞가량 떠내려갔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성에 찍힌 지점은 해류의 영향으로 바다 쓰레기들이 모이는 '인도양 쓰레기 집하장'의 남쪽 언저리"라며 "포착된 잔해가 사고기의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끝내 기체를 찾지 못해 사건이 미해결 과제로 남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항공사고 전문가로 2009년 추락한 에어프랑스 항공 여객기(AF447) 수색작업을 지휘했던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EA)의 알랭 뷜러드는 "AF447 사고의 경우 당시 상황과 조종사 통신 내용 등 단서가 많았지만 (정보가 거의 없는) MH370 수색은 훨씬 어렵다"고 강조했다. 레미 주티 BEA 국장도 "AF447은 추락 후 24시간 안에 잔해를 찾았지만 블랙박스 회수까지 2년이 걸렸다"면서 "잔해를 회수해도 정확한 기체위치를 찾아 블랙박스를 건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리거나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랙박스에 내장된 배터리는 30일 동안만 작동한다. 이 때문에 15일 후면 블랙박스가 보내는 위치 송신신호를 포착할 수 없게 된다. 이때까지 기체위치를 대강이라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수색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수 있다.
미국 ABC방송은 이번 사건이 64년째 미궁에 빠진 1950년 노스웨스트 오리엔트 항공 여객기(2501편) 실종사고와 닮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2501편은 당시 58명의 승객을 태우고 미시간호를 지나던 중 사라진 채 여태까지 기체를 찾지 못해 사고원인이 미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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