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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월 7일] 한국경제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질

10년 전에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으로서는 이번에 미국이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금융시스템이 취약한 신흥국가이기 때문에 외환자유화의 후유증을 앓게 됐고 재벌들의 방만한 차입경영이 무리를 불러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국은 세계 금융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금융선진국이고 기업들도 경영투명성이나 지배구조에 있어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나라 아니었던가. 그러나 10년 전 한국이나 지금의 미국이나 금융위기가 발생한 본질적 원인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바로 경제가 기본에서 일탈하면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차가 정상괘도를 이탈하면 사고가 나는 것과 꼭 같은 이치다. 한국에서 재벌기업들이 무리한 차입경영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는 가계와 정부가 무리한 차입경영을 했다. 미국 국민들은 미래의 소득을 끌어다 현재의 소비에 충당하는 과소비를 오래도록 유지해왔다. 가계저축이 없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이런 오랜 악습관과 미국 금융당국의 지나친 저금리정책이 결국 파국을 불러왔으며 월가의 금융수재들이 이 파국을 조장한 주범역할을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른바 지구촌이 하나의 금융시장이 됐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규모는 수십배로 늘어났고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뉴욕 증권시장에서 다우지수가 떨어지면 도쿄와 홍콩은 물론 서울의 코스피지수가 덩달아 내려갔다. 부동산시장도 세계화돼 미국에서 집값이 떨어지면 전세계 집값이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금융의 지구촌현상 즉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주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았다. 세계 어느 나라 기업이든지 경쟁력만 있으면 자본 구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돈이 날개를 달고 지구촌 구석구석을 날아다니면서 투자처를 스스로 찾아 다니기 때문이었다. 선진국에만 풍부한 자원이었던 자본을 후진국들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글로벌 경제의 긍정적 효과가 기본을 이탈했기 때문에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가계만 빚투성이가 아니라 정부도 만성적인 부채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 해마다 수천억달러씩 재무부 채권을 발행해서 나라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미국 재무성 채권의 대부분을 중국ㆍ일본ㆍ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사서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매우 낮은 금리로 불평 없이 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본에서 어긋난 미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 선후진국을 가릴 것 없이 인간들이 경제 행위를 할 때 기본에서 벗어난 일을 계속하면 하늘에서 큰 재앙을 내린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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