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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수도권 분양시장을 주도하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분양시장이 하반기 들어 올 스톱됐다.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 총 1만5,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됐었으나 현재는 확정된 분양물량이 전무한 실정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ㆍ청라ㆍ영종에서 분양을 확정한 건설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마다 대부분 올해 계획했던 분양 물량을 내년으로 미뤘으며 내년 상반기에도 분양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곳은 영종 하늘도시다. 영종 하늘도시에서는 올 하반기 우미건설ㆍKCC건설ㆍ일신건영 등이 총 2,5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분양 시기가 모두 내년으로 미뤄졌다.
이 가운데 총 1,290가구의 대단지 공급을 계획했던 우미건설의 한 관계자는 "영종 일대
각종 개발사업이 부진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분양을 해도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돼 분양시기를 늦췄다"고 밝혔다. 실제 영종하늘도시는 건설사들의 공동주택용지 해지 사태가 잇따르고 주요 개발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데다 제3연륙교 건설 지연, 정부의 영종하늘도시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해제 검토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청라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오피스텔을 제외하고는 분양 물량이 전무하다.
올 하반기 청라지구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반도건설의 주상복합 '청라 반도유보라'도 분양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주상복합은 오피스텔 780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890가구로 청라지구 중심상업지구에 '랜드마크'급으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반도건설의 한 관계자는 "인천의 전체적인 개발계획이 대폭 수정되고 있기 때문에 개별 건설사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가장 발전속도가 빠른 송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하반기에 각각 1,494가구, 1,654가구 규모의 2개 대단지 분양을 계획했던 포스코건설이 최근 분양 시기를 재조정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한 관계자는 "당초 계획한 두 개 단지 가운데 한쪽만 분양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불확실해 이마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인천 경제자유구역 분양시장이 이처럼 위기를 맞은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인천 개발 밑그림 자체가 다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이후 경제자유구역은 전면 재검토되고 있고 인천 아시아게임 주경기장, 루원시티, 영종브로드웨이 사업 등이 모두 재조정 중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수많은 건설업체들이 인천으로 본거지를 옮긴 상황에서 개발사업의 대규모 축소와 입주 지연, 분양 연기 등으로 건설시장에 인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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