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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소방서장 1호' 원미숙 횡성소방서장

'여성 최초' 수식어 부끄럽지 않은 소방관 돼야죠

/=연합뉴스

“온 힘을 다해 업무를 할 때 아름답고 빛나고 장래도 밝아질 수 있어요.”

원미숙(57·사진)씨가 지난 1일 전국 최초 여성 소방서장으로 횡성소방서장에 내정돼 화제다.

강원 홍천 출신으로 1978년 소방 공직에 입문해 최연소 여성 소방경, 최초 여성 소방령, 최초 여성 서장급에 오르는 등 전국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매번 기록했다. 평소 제복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다가 신문에서 우연히 여성 소방공무원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 소방관의 길을 걸었다.

입문 당시 여성 소방관이 현장에 가서 활동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처음 20여 년간은 행정업무를 보며 현장 출동대원들의 업무를 보조했다. 밤에는 스피커가 달린 차를 타고 취약 지역을 다니며 “담뱃불을 조심하세요!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를 꼭 뽑읍시다!” 등의 불조심 거리방송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때 당시 옆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남편 여운길씨(전 태백소방서장)를 만나 소방관 부부의 연을 맺기도 했다.



원 서장이 현장에 뛰어든 것은 1998년 원주 단구 소방파출소장으로 재직하면서부터다. 당시 IMF로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원 서장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는 “IMF 시절 전기료를 내지 못해 전기가 끊겨 촛불을 켰는데 화재로 이어져 두 아이가 숨졌다”며 “당시 집에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찾으러 아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더욱 가슴 아팠다”라고 회상했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에 대해 원 서장은 “여성 소방관 선배로서 소방업무든 행정업무든 역할을 잘 소화해내지 못하면 후배들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기에 큰 부담과 함께 사명감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에도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도 “본인의 업무에 온 힘을 기울일 때 아름답고 빛날 수 있으며 여성 소방공무원으로서 앞으로의 장래도 밝아질 수 있다”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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