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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쌀 관세화 추가유예 현실적으로 어려워"

朴대통령 만난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

필리핀도 요구했지만 승인 안돼

회원국과 힘든 대화해야 할 것

朴 "WTO 차원 적극적 협조를"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호베르투 아제베두(사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접견, 쌀 관세화 유예에 대해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우리나라의 쌀 관세화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것과 관련, 아제베두 총장에게 우리와 비슷한 상황의 필리핀이 WTO 회원국들과 추가 유예 협상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문의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필리핀은 추가 유예기간을 요구했지만 회원국들은 승인하지 않았다"며 "한국도 올해 말 관세화 유예시한이 만료되는 유사한 상황으로 알고 있는데 회원국과 매우 힘든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예를 인정받는 것은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구해야 해 사실상 매우 어렵다"면서 "관련 회원국에 보상을 해주는 방법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가능한지는 차치하더라도 많은 국가가 상당한 보상을 요구할 경우 한국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특히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협상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은 앞으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입장이 정해지면 WTO 차원의 적극적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WTO 사무국은 회원국 간 협상에 직접 개입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관련 회원국의 쌀에 대한 한국의 민감성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은 1995년 WTO 출범 때 10년간의 쌀 관세화 유예를 받았고 2004년 재협상으로 추가 10년 유예를 받은 바 있어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경우 내년부터는 관세를 납부한 외국 쌀이 한국 시장에서 자유롭게 팔리게 된다. 쌀 관세화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WTO의 '웨이버 조항'을 이용해 일시적 의무면제를 받는 길이다. 그러려면 회원국 4분의3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데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당사국에 여러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한편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강연에서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최근 특정 지역 또는 국가 간의 무역자유화 논의가 활발하지만 그 자체로는 완전하지 못하다"면서 "양자 또는 지역 내 무역자유화 협상에서 신흥국과 저개발국이 소외되는 부작용은 글로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산의 글로벌화나 기술 발전 등으로 각국 정부의 무역 정책도 상당히 변모했다"며 "이 같은 변화를 통합해 글로벌 무역 성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비스·농업·공산품 분야를 중심으로 협상이 진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한국이 다자간 무역체제의 전도사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다자간 무역체제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지금까지의 성공담을 세계에 퍼뜨려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아제베두 사무총장은 전날에도 강창희 국회의장,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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