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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3~5년내 '3자물류' 독립법인화"<br>'물류 아웃소싱 서비스' 수요 갈수록 늘어나<br>해상운송 강점 바탕 '종합물류업체'로 도약<br>전용터미널·IT등 신규사업투자도 적극 확대


[CEO와 차한잔]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 "3~5년내 '3자물류' 독립법인화"'물류 아웃소싱 서비스' 수요 갈수록 늘어나해상운송 강점 바탕 '종합물류업체'로 도약전용터미널·IT등 신규사업투자도 적극 확대 김홍길기자 what@sed.co.kr 사진=이재호기자 “앞으로 3~5년 내 3자물류사업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켜 글로벌 종합물류업체로 도약하겠습니다.” 최근 해운업계 최초로 중국 지역에 3자물류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3자물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진해운의 박정원(60ㆍ사진) 사장은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수한 입담과 ‘형님 같은 최고경영자(CEO)’로 널리 알려진 박 사장은 요즘 ‘글로벌 톱’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차근차근 실천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실제 3자물류 진출을 공식 선언한 지 5개월 만에 단어조차 생소하던 ‘3자물류’사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고 국내외 대형 제조업체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3자물류(3PL)란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가 원자재 구매에서 최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물류 업무를 제3자인 전문 물류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을 말한다. 박 사장은 “해상운송이 주력인 한진해운이 3자물류에 나설 경우 전체적인 물류시스템에 대한 컨설팅 및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그동안 회사의 영업 비밀을 넘겨줄까 봐 물류 부문 아웃소싱에 부정적이었지만 비용 절감의 필요성 때문에 3자물류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이라는 게 박 사장의 믿음이다. 박 사장은 “3자물류사업은 생뚱맞은 신규사업이라기보다는 한진해운이 지향하는 종합물류업체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하드웨어를 갖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의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운시황과 관련, 박 사장은 “컨테이너 부문이나 벌크시장도 유가ㆍ환율 등 주위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운임 등락이 불안정했다”며 “지난 2년만큼의 초호황은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급속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기의 견조한 성장세와 중국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지금 수준의 해운 경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 해운사의 주식을 사더라도 늦지 않았다”고 웃었다. 그렇다고 박 사장이 해운 시황을 낙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박 사장은 어느 때보다 임직원들에게 ‘긴장’과 ‘긴축’을 강조하고 있다. 연초부터 박 사장은 “국내 1위에 자만하지 말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해왔다. 박 사장은 ‘한진해운의 경쟁자가 어디냐’는 질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머스크씨랜드’라고 답했다. 머스크씨랜드는 최근 3자물류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P&O네들로이드를 인수한 세계 1위의 해운업체다. 박 사장은 “해운 불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기조 속에서 영업을 유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시황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탄탄한 경영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용 터미널 확보 등 해운 부문과 관련된 신규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략에서다. 한진해운은 현재 전세계 10여곳에 전용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에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벨기에 앤트워프항에 전용 터미널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결정될 부산 신항 전용 터미널 사업자 선정 입찰에도 뛰어들 준비를 마무리했다. 박 사장은 정보기술(IT)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도 밝혔다. 박 사장은 “IT 부문 투자 확대를 통해 전용 터미널의 무인화 시스템과 e-물류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IT 부문 투자를 올해 3,000만달러에서 내년부터 3년간 5,000만달러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한진해운은 요즘 신규 LNG운송과 LNG선박 관리 등 신수종사업에 대한 전략을 짜고 있다. 박 사장은 “신규 LNG 합작투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한국가스공사가 실시하고 있는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10년 동안 LNG 수송을 통해 축적한 선박 관리 기술과 우수한 선원들을 활용해 향후 LNG선 선박 관리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가 및 시황 등을 따져가며 최첨단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추가 도입을 지속적으로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생동감 없는 조직은 미래 없다" 박정원 한진해운 사장은 경력 34년의 '바다 사나이'다. 지난 72년 한진해운에 입사한 후 줄곧 한 우물만 팠기 때문에 바다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오히려 박 사장은 오히려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인다. 박 사장은 3월부터 한달에 서너차례씩 회사 근처의 호프집에서 평사원들과 '릴레이 대화'를 갖고 있다. 입사 4년차 직원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1년차 직원들까지 끝냈다. 박 사장은 앞으로 팀별ㆍ부서장급 등으로 '릴레이 대화' 상대를 넓혀갈 계획이다. 박 사장은 "처음에는 사장이 직원들과 얘기를 하다 보니 서먹서먹해 제대로 된 얘기들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스스럼없는 대화들을 막 쏟아내는 거예요"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만의 '열린 경영'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절대 메모하지는 않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기억을 되살려 수첩에 아이디어를 조목조목 적는다고 한다. 박 사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신뢰"라며 "임직원 모두가 상호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며 협조하는 인간관계 정립이 기업 발전의 요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상징적으로 사장 취임 이후에도 집무실 문을 열어놓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하고 있다. 박 사장은 "회사는 조직이 이끌어가는데 조직이 경직돼 있다면 분명 위기가 온다"며 "생동감 없는 조직은 미래가 없다"고 확신한다. 박 사장은 또 "스타 한명이 조직을 이끌 수는 없다"며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 박 사장의 열린 경영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박 사장 취임과 함께 사상 최대인 6,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회사 분위기도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박 사장은 산을 무척 좋아한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 퇴근 후에도 집 주변에 있는 산을 잠깐 오른다고 한다. 산을 오르는 모든 이들을 아우르기 때문에 산을 좋아한다는 박 사장이 열린 경영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약력 ▦45년 서울 동대문 출생 ▦63년 서울 중동고 졸업 ▦68년 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 ▦72년 한진해운(옛 대한해운공사) 입사 ▦91년 한진해운 롱비치지점장 ▦99년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영업담당 상무 ▦2001년 한진해운 컨테이너선 영업담당 전무 ▦2004년 한진해운 영업본부장 입력시간 : 2005/09/0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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