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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림 1억원짜리 칩인 버디

17번홀(파4). 공동 선두 이미림(23ㆍ우리투자증권)의 두번째 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내리막 경사를 타고 내려왔다. 보기를 범한다면 우승경쟁에서 탈락하게 될 위기였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15m 정도. 웨지로 깨끗하게 친 볼은 착지한 뒤 3m 가량을 구르더니 홀과 깃대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시즌 첫 승을 이뤄낸 1억원 짜리 천금의 칩샷 버디였다.

이미림이 5일 경기 안성의 마에스트로CC(파72ㆍ6,417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장하나(21ㆍKT)와 김효주(18ㆍ롯데)가 1타 차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메이저 퀸에 올랐던 이미림은 2013시즌 5번째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투어 통산 3번째 우승.

집중력이 빛난 짜릿한 승부였다. 이미림은 장하나, 박신영(19) 등 4명과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 중반까지는 장하나의 독주 분위기였다. 장타자 장하나가 10번홀(파5)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4타 차 단독 선두로 내달리면서 이미림은 2위 경쟁으로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장하나는 11번(파4)과 13번홀(파4) 보기, 15번홀(파3) 더블보기로 4타를 까먹었다. 그 사이 김효주는 이날만 4타를 줄여 최종합계 6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쳐 선두권은 혼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2개 홀을 남긴 상황에서 이미림은 중간합계 6언더파 공동선두, 장하나는 5언더파 3위가 됐다.

승부는 17번홀에서 갈렸다. 이미림은 칩인 버디를 잡아낸 뒤 펄쩍 뛰며 기뻐했다. 동반한 장하나도 버디를 잡아 1타 차로 추격했으나 남은 홀이 너무 적었다. 이미림은 마지막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과 15m 가량 떨어진 지점에 올려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긴 퍼트를 홀 바로 옆에 잘 붙인 뒤 장하나의 8m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챔피언 퍼트를 툭 쳐 넣은 뒤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았다. 우승상금은 1억원.



장하나는 13번홀과 15번홀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려 2개 홀에서 3타를 잃은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신인 박신영은 10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카트도로로 보낸 뒤 드롭할 지점이 마땅치 않아 도로에서 샷을 시도하다 이 홀에서만 4타를 잃고 공동 23위(2오버파)로 마감했다.

◇최종성적

순위 선수 타수(1~3R)
1 이미림 -7 209(72 68 69)
2 김효주 -6 210(73 69 68)
장하나 (71 69 70)
4 김혜윤 -5 211(67 74 70)
5 안신애 -4 212(70 70 72)
김보경 (68 76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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