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임 정총리 “대통령에 진언해 국가과제 완수”
“세월호 참사에 사퇴 당연” 자신 발언 의식 “사명 다한 후 물러날 것”
손철기자 runiron@sed.co.kr
연합사진
경질된 지 60일 만에 유임이 발표된 정홍원 국무총리는 26일 “필요시 대통령께 진언하면서 국가적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월 27일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표한 것을 의식한 듯 정 총리는 “사명을 다하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함께 피력했다. 총리 유임에도 불구하고 시한부 및 책임 총리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 총리는 이날 청와대의 사의 반려 발표 직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필요한 경우 대통령께 진언 드리면서 국가적 과제를 완수해 나가겠다”며 총리 유임에 따른 첫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개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후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이 길어지고 국론분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최근 정국에 대한 소회를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개조에 앞장서서 저의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사의를 수용했다 다시 반려하겠다고 한 데 대해 한때 거절한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다시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셔서 고사의 뜻을 밝혔으나 중요한 시기에 장기간의 국정 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간곡한 당부가 있어 새로운 각오 아래 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총리는 두 달 전 “세월호 사고의 초동 대응과 수습 과정에 많은 문제를 일으킨 내각의 수반으로서 사과한다” 며 “유가족들의 아픔, 국민의 슬픔과 분노를 보면서 응당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 말의 중압감을 고려한 듯 “제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고 편한 마음으로 물러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청했다. 청와대와 정부 주변에선 벌써부터 정 총리가 하반기 중 교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으며 ‘책임총리’는 또 물 건너갔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