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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25ㆍ키움증권)과 김대현(22ㆍ하이트), 두 명의 '거포'가 요즘 한국 남자골프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폭발적인 드라이버 샷을 앞세워 양강 체제를 예고하면서 "골프는 거리"를 외치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실 이들의 스윙을 재연한다고 다 300야드를 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파워 잠재력을 찾아내면 현재보다는 거리를 늘릴 수 있다. 자신 속에 숨어 있는 거리를 뽑아내는 데 활용할 만한 비결들을 이 장타자들의 스윙에서 살펴봤다. 특히 임팩트 이전까지의 단계는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샷의 80% 이상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업=기량에 상관 없이 장타자들을 똑같이 흉내낼 수 있는 단계가 바로 셋업이다. 강하게 치려면 몸을 제대로 쓸 준비자세를 갖춰야 한다. 발을 어깨보다 약간 더 넓게 벌린다. 상체는 엉덩이 높이에서부터 숙여 등이 굽지 않게 하고 척추를 타깃 반대쪽으로 약간 기울여준다(왼 어깨만 들어올려서는 안 된다). 어깨가 통과할 공간이 생기도록 턱은 약간 들어준다. ◇테이크어웨이=장타는 큰 스윙아크에서 나오고 아크의 폭은 백스윙 초기 단계인 테이크어웨이에서 정해진다. 클럽을 낮고 길게 빼되 왼쪽 어깨 주도로 해야 한다. 티칭 프로인 김대현의 아버지 김태화씨는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30㎝도 안 빼주고 들어올리는데 (김)대현이의 경우 손목을 꺾기 전 헤드가 지면을 따라 움직이는 후방 직선 거리가 1m를 넘는다"면서 "왼쪽 어깨를 아래로 누르는 느낌으로 왼팔을 최대한 낮게 뻗는 것이 방법인데 이 동작만 3개월 연습하면 거리가 놀랄 만큼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 직선으로 빼줄 수 없을 때 비로소 손목이 꺾이기 시작하고 헤드는 이때부터 몸 안쪽으로 호(弧)를 그리게 된다. ◇백스윙 톱=배상문의 백스윙 톱은 '백스윙 크기는 어깨 회전의 크기'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깨는 90도 넘게 회전됐고 샤프트는 지면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 거리가 나지 않는 골퍼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어깨는 돌리지 않으면서 양손만 들어올리고 왼팔을 굽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스윙 아크의 폭이 줄어들고 헤드는 지면 쪽으로 내려와 궤도를 벗어난다. ◇다운스윙 전환=백스윙에서 축적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유지해 전달하는 중요한 단계다. 손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손을 끌어내리는 게 핵심이다. 백스윙 톱에서 양손과 왼쪽 골반이 고무줄로 연결돼 있다고 상상하면 도움이 된다. 이 상태에서 양손을 내리기 시작하면 고무줄이 느슨해질 것이다. 반면 왼쪽 엉덩이를 먼저 자신의 왼편으로 틀어주면 고무줄은 더욱 팽팽해지고 양손은 당겨져 내려오게 된다. 백스윙 톱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멈춰주는 것이 이 같은 동작을 리드미컬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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