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안 대표는 진심을 몰라준다고 아쉬워할 수도 있다. 윤 후보를 선택한 이유로 새 정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는 안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게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용섭·강운태 후보에게 뒤지고 있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안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윤 후보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중앙당의 전략공천을 받지 않겠다"고 배수진까지 치지 않았는가.
안 대표는 그동안 새 정치의 명분으로 '기득권 포기'를 내세웠으나 이번 전략공천은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밀실·낙하산공천' '지분 나눠 먹기'라는 구태정치와 무엇이 다른가. 안 대표의 언행불일치 행보와 제1야당의 분란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혼란을 넘어 실망스럽다. 새 정치를 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기존 정치권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오만과 독선에 빠진 게 아니냐"는 국민의 질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 대표는 되새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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