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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 발표와 유럽위기 완화로 금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금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재정위기 등으로 미국 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QE3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등으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자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금관련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9~10%에 달했다.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0.64%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또 연초 이후 수익률도 12~13%로 주식형펀드(5.42%)의 2배에 가까웠다.
개별 상품을 보면 이러한 수익률 호조가 더욱 두드러진다. '이스트스프링골드리치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클래스A는 연초 이후 13.1%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파생형)A'는 13.02%나 뛰었다. 또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e'는 1개월 동안 7.06%의 수익을 냈고 '신한BNP파리바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i)'도 10.02%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KODEX골드선물 ETF는 지난 6월 1만2,000원대 초반에 그쳤지만 7월(3.57%), 8월(2.08%) 오른 데 이어 이달에도 13일까지 4.59% 오르며 1만3,335원까지 상승했다. TIGER금은선물 ETF 역시 이달 5.17% 오르며 1만1,185원까지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금을 제련하는 고려아연의 주가 역시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고려아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6.51% 오른 데 이어 이달에도 13일까지 6.36% 상승했다. 지난 11일에는 44만9,000원까지 상승하며 1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 관련 상품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값이 최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의 금선물 12월물은 지난 7일 온스당 1,740달러까지 올라서며 강세를 보였다. 금선물 가격이 1,7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런던금시장연합회(LBMA)의 금현물 가격 역시 지난 12일 1,737달러까지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NH농협선물 관계자는 "금값은 지난 5월 온스당 1,500달러 선에 그쳤지만 곡물 가격의 상승 등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데다 달러화 약세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ㆍ재정 지출이 줄어 경기가 침체되는 형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1일 미국이 국가 부채규모를 줄이지 못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에 나선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국의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6조160억달러(1경8,053억원)에 달해 심각한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강유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미국 달러화와 국채의 투자가 위축되는 대신 대체자산으로 금이 주목 받을 것"이라며 "최근 곡물가격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이슈가 불거졌는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위험회피를 위해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의 주요 투자국인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유럽, 미국 등 전세계의 유동성 공급 확장으로 인해 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고 있어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금 매입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금 가격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여서 금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평가했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과 미국, 중국이 글로벌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 카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 가격은 올 4ㆍ4분기에 연내 고점인 온스당 1,784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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