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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목진석이 찾아왔다

제1보(1~8)



응창기배마저 시야에서 사라졌다. 연초에 꿈꾸었던 세계선수권 전관제패의 꿈도 사라졌고 우승상금이 가장 큰 응창기배라도 석권하려던 야망도 사라졌다. 이세돌은 참담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분에 오래 젖을 겨를이 없었다. 목진석9단이 국수전의 도전자가 되어 5번기를 신청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목진석은 1980년생. 이세돌보다 3년 연상이다. 준우승전문가라는 수치스러운 별명을 들었지만 목진석의 기세는 사납기 짝이 없었다. 2007년에 연간 최다대국의 신기록을 세우면서 각종 기전에서 경이적인 성적을 보였다. 덕택에 랭킹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4위는 강동균, 5위는 조한승, 6위는 박정상, 7위는 원성진이고 그 뒤를 박영훈, 최철한, 홍성지가 잇고 있다. 그 다음인 11위는 고교생인 강유택2단이다. 강유택의 아버지는 강호길씨, 어머니는 박현진씨. 어떻게 양친의 이름을 잘 아느냐 하면 부천시 역곡동의 필자 이웃집에 살기 때문이다. 국수전 제1국은 목포에서 열렸다. 지방문화재 165호인 이훈동정원. 유달산 자락의 이 일본식 정원은 운치가 기막히다. 도전자로 목진석이 뽑혔을 때 김성룡9단이 한 말이 있다. "화려한 난타전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국수전 전속해설자 김승준9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진석의 3연성을 보게 됐군요." 돌을 가리니 이세돌의 흑번. 이렇게 되면 3연성은 일단 구경하기 어렵다. 백8은 12분의 숙고 끝에 놓였다. 참고도 1, 3을 고려한 시간이었는데 흑10까지 되면 흑이 너무 두터우므로 목진석이 그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목진석은 최근에 흑번이면 거의 무조건 3연성을 펼치고 있다. 옛날에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가 즐겨 쓰던 노골적인 세력바둑을 과감히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제52기 국수전도전5번기 제1국
○ 목진석 9단
● 이세돌 9단
(2008년 11월13일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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