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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누구를 위한 지자체 공연장인가
입력2005-04-15 16:44:16
수정
2005.04.15 16:44:16
장선화 기자<문화레저부>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공연장이 잇달아 개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노원구의 노원문화예술회관에 이어 올 3월 중구에 충무아트홀이 개관을 했다. 광진구의 광진문화예술회관도 내달 2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모두 600석 이상 규모의 극장을 갖추고 있어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길 일이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문화복지라는 설립 취지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민을 외면한 채 비싼 해외공연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 주민들에게는 사실상 공연장의 문턱이 아직 높다. 대부분의 공연이 1인당 4만~5만원선으로 지역주민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일부 극장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외부 대관을 하지 않으면 극장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의 기회를 폭 넓게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극장이니 만큼 어렵거나 관람료가 비싼 해외공연보다는 국내의 다양한 공연을 저렴하게 소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주먹구구식 극장 운영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극장이 구청의 일부 조직으로 포함돼 순환근무하는 구청 직원이 운영하는 곳도 있어 공연장의 특성을 살린 전문적인 운영은 기대하기도 힘들다. 한 극장은 공연의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6월의 경우 절반 이상이 대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연은 다른 문화 콘텐츠보다 무대에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최소 3개월 전에 대관이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장기적인 계획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정된 공연작품도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것으로 다양한 연령층에 저변을 확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문화교육프로그램의 질적인 부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부 극장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문화교육보다는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전문가를 위한 교육에 치중하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가요 노래교실’ 수준이 대부분이다. 체계적인 주민 중심의 문화교육 개발과 지역문화예술인재에 대한 공연 기회도 제공해 개인의 자아실현이라는 문화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실현해나가야 한다.
지자체 산하의 극장은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 시설이다. 수익을 위한 운영에 치중하거나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국 주민들에게 외면 받아 ‘소프트웨어’ 없는 ‘하드웨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설립 취지를 다시 한번 곱씹어 주민들이 혜택을 누리고 문화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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