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메리 샤피로 위원장이 SEC의 독립성 및 감독기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자체적인 예산 편성을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샤피로 위원장이 SEC의 예산 편성권을 의회로부터 빼앗아 올 경우 미국의 금융감독체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SEC는 금융기관들의 등록 및 거래 수수료로 연간 10억달러 이상을 거둬 왔지만, 이 자금을 활용하려면 미리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탓에 운신이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및 버나드 메이도프의 사기사건 이후 SEC의 역할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고, SEC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자유로운 자금 편성 방안이 대두된 것이다. 샤피로 위원장은 "지난 몇 년간 SEC의 자체적인 예산 편성권 확보가 논의됐지만 이제야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할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정적인 자금 할당을 통해 SEC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여타 금융기구들은 예금보호 수수료나 이자수익을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SEC의 경우 올해 13억 달러의 소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중 SEC가 사용하도록 의회가 허가한 금액은 9억6,000만 달러다. 이에 대해 의회에서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 하원 자본시장 소위원회의 폴 캔조스키 의장은 최근 "SEC의 자체 예산 편성을 검토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반면 바니 프랭크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샤피로 위원장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