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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부분폐쇄로 다른 지점에 파견 나갔는데 다시 돌아올 수 있어 기쁘네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2차 진원지로 지목돼 지난달 13일 부분폐쇄된 후 38일 만인 20일 다시 외부에 개방된 삼성서울병원 로비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의 한 직원은 밝은 미소를 띠고 커피 주문을 받았다.
이날 0시부터 부분폐쇄가 종료되면서 다시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있게 된 삼성서울병원 곳곳에서는 환자를 다시 맞기 위한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쳐흘렀다. 그동안 메뉴를 2~3가지로 줄이는 등 축소 운영해왔던 병원 지하 푸드코트 매장은 메뉴를 다시 늘렸고 임시로 막아놓았던 본관과 암병원 출입구도 재오픈했다. 병원이 부분폐쇄되면서 경유지에서 빠지거나 운행이 중단됐던 마을버스와 무료셔틀버스도 이날부터 운행을 재개하고 환자와 환자 가족의 병원 방문을 도왔다.
의료진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등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그러나 아직 새로 방문하는 환자는 거의 없어 한산한 분위기다. 재개원 첫날이라 그런지 접수창구의 대기환자도 없었다. 병원에 들어설 때는 여전히 발열 체크가 이뤄졌으며 환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병원 측은 이날 오전부터 그동안 진료를 미뤄왔던 환자들에게 예약 날짜를 앞당기고 싶은지 묻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병원 정상화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날 병원을 찾은 내원객 수는 부분폐쇄 기간 평균 하루 내원객 수(800여명)의 2배가량인 1,500~1,600여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평소의 내원객 수 8,000여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신규 환자는 다음달 3일부터 받을 예정이며 이달 말까지는 재진 환자 위주로 진료하게 될 것"이라며 "일단 이달 말까지 평소 내원객 수의 50~60%선까지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완전 정상화까지는 한 달여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도 예고 없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병원 곳곳을 둘러보며 점검했다.
한편 메르스 확진 환자가 15일째 발생하지 않으면서 메르스 중앙 거점 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도 이날부터 외래와 입원 진료를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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