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박 대통령과 특별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신뢰 프로세스를 잘 추진해 남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구현해나가는 데도 중국은 협조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틀간 7시간 이상을 함께하며 ‘우애 회담’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이 방중 첫날인 지난 27일 오후 인민대회당 동문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부터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양국 청소년대표단 공동접견, 조약서명식, 국빈만찬까지 시 주석과 함께 보낸 시간은 5시간30분이었다.
둘째 날인 28일에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오찬을 제의했다. 이날 오찬은 현지시각으로 오전11시30분부터 오후1시25분까지 열려 두 정상이 이틀간 대면한 시간은 7시간30분에 달했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이튿날에도 극소수 인사만 참석하는 만남을 제의한 데 대해 박 대통령에게 특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와 첫 대면을 했다.
박 대통령은 특별오찬에서 “안중근 의사가 한국과 중국 국민들이 공히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인 만큼 하얼빈역의 안 의사 의거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하고 과거사 관련 중국의 정부기록보존소에 있는 기록열람에 대해 협조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이해를 표하고 유관기관에 이를 잘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펑 여사가 주석부인으로서 책임이 무겁지 않은지 물으면서 “과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그런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고 이에 펑 여사는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 주석은 “양국에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이번 박 대통령의 방중은 많은 성과를 낳아 희망찬 미래를 제시하고 서로의 이해를 심화시킴으로써 좋은 시작이 됐다”면서 “이번 방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또 시 주석은 “중국에 박 대통령의 열렬한 팬이 많으며 텔레비전에서 연일 박 대통령 소식을 전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특별오찬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중국 정치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와 3위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잇따라 만났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와는 면담에 이어 만찬을 함께하며 한중관계, 한반도 정세, 경제관계, 지역 및 국제무대 협력 등 양국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과 리 총리는 전날 양국 정상이 채택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 부속서 이행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했으며, 특히 경제협력과 관련한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장 상무위원장과도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한중관계 발전방안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장 위원장은 옌볜대 조선어학과를 졸업하고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한데다 저장성ㆍ광둥성 등에서 당서기를 지내며 개혁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장 위원장에게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당부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면담에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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