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인도의 특허약 복제금지

인도의회가 특허약의 복제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것을 놓고 시민단체와 BBC방송은 이 조치가 어려운 사람들이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끊어놓은 ‘냉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인도정부는 국경 없는 의사회와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 등에 맞서 자국을 제약 개발 부문의 파트너로 인정받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인도가 내린 조치는 서방국가들과 일본이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시장경제를 보장해준 것이다. 지적재산권을 포함해 사유재산권이 법으로 보장될 때 번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보호장치가 없다면 인도의 제약업체들은 효능도 불명확한 복제품을 계속 만들면서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게 될 것이다. 인도 하원은 수십년간 다른 제약사의 발전된 기술을 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 관행을 깨버림으로써 인도가 다른 선진 세계와 나란히 설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법을 폄훼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런던의 싱크탱크인 국제정책네트워크(IPN)의 줄리앙 모리스 국장은 “이 법은 인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난 며칠간 인도가 받은 비판을 살펴본다면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인도정부의 복지정책에 신뢰를 보내왔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당신들이 듣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옥스팜은 “이 법은 많은 개발도상국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자신들이 ‘법의 보호를 받는 도둑’을 옹호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현재 비난의 화살은 인도정부에 특허법 통과를 촉구한 세계무역기구(WTO)에 꽂히고 있다. 그러나 연 50억달러에 달하는 인도 의약품시장의 지재권을 보호하는 일은 WTO의 기준을 충족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이 법으로 인도는 새로운 외국인투자를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고 아웃소싱도 더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단순히 복제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약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