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에 직면했던 인도 경제가 빠르게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미루면서 글로벌 시장이 안정된 영향도 크지만 마침 지난달 초 인도 중앙은행(RBI) 수장으로 부임한 라구람 라잔 총재의 정책효과가 시장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달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가치가 9%가량 급등하며 글로벌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보도했다.
달러 대비 루피화가치는 지난 8월 달러당 70루피 수준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9월 한달 동안에만도 9% 가까이 오르며 가장 가파른 상승폭을 기록했다. 8일 루피화는 달러당 61.795루피를 기록해 5일 연속 61루피선에 머무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통화가치가 안정되면서 RBI가 지난 두달간 연속 긴급자금대출(MSF) 금리를 인하하는 등 루피화 방어를 위해 도입했던 비상조치도 일부 완화되고 있다.
라잔 총재도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폈다. 라잔 총재는 "인도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흐름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2ㆍ4분기 수출증가세와 대형 인프라 사업 재개, 농업생산량 증가 전망 등을 감안할 때 내년 3월까지 지속되는 올 회계연도 안에 회복기조가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8.3%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회계연도에 10년 만의 최저인 5% 상승에 그치며 성장잠재력이 고갈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CNBC는 "라잔이 RBI 총재로 부임한 지난달 초 이후 인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금융 부문에서 회복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도 경제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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