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4월 총선에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대구지역구 의원들은 ‘남부권’이란 이름을 선호한 반면, 부산 의원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엇비슷해 보이는 두 이름 속에는 각각 자기 지역 유치를 내세운 물밑 다툼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던 동남권 신공항은 대구가 경남 밀양을, 부산이 가덕도를 각각 밀며 심한 갈등만 겪다가 백지화됐다. 이후 대구지역 의원들은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영호남 지역을 아울러 대상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부산 출신 의원들은 남부권 신공항은 원래 입지로 유력하던 경남의 가덕도를 반대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대구 출신으로 새누리당 총선 공약단에 속한 조원진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이 영남권내 갈등으로 무산되었을 당시 정치권은 반성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이름으로 호남지역까지 넓혀서 갈등을 없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 출신인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가덕도에 유치해야 한다. 부산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공천자들은 그렇게 선언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남부권이라고 하면 사실상 가덕도는 제외한다는 생각을 가진 부산ㆍ경남의원들이 많아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의원들은 애초 동남권 신공항 사업 추진 당시 가덕도가 우선 거론되었다고 주장했다. 대구 출신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남부권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했다가 반발이 일자 명칭을 ‘신공항’으로 정정한 것도 이 같이 민감한 지역정서를 감안한 것이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했다는 명분을 들어 이 지역 친노(親盧)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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