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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한국양궁 "바람아 더 세게 불어라"

리커브 예선 남여 모두 1위 질주

인천 태풍 '풍웡' 간접영향권 들어 오조준 기술 갖춘 한국 유리할 듯

23일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부 예선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이 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자타공인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이 인천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순조롭게 마쳤다.

주현정(현대모비스), 장혜진(LH), 이특영(광주광역시청), 정다소미(현대백화점)는 23일 계양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리커브 예선라운드에서 70m, 60m 경기를 소화했다. 선두는 역시 한국 선수의 차지. 정다소미가 합계 683점으로 청밍(675점·중국)을 제치고 1위로 나섰다. 수징(중국)과 이특영, 장혜진은 똑같이 674점을 쐈으나 10점 화살의 수에 따라 차례로 3~5위에 자리했다. 주현정은 컨디션 난조 탓에 17위(651점)에 그쳤다. 여자 리커브는 24일 30m, 50m 경기를 마치고 대진이 결정되면 25일부터 본선 일정에 돌입한다.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 광저우 대회에서 내리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한 한국 양궁은 컴파운드 종목이 추가돼 금메달 수가 4개에서 8개로 늘어난 이번 대회에서도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변수는 바람이다. 인천이 태풍 '풍웡'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24일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양궁은 우천에 관계없이 경기를 진행한다. 과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거나 강풍이 불면 잠시 경기를 중단했다가 재개한다. 한국 대표팀은 그러나 태풍을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장혜진은 예선라운드가 끝난 뒤 "내일(24일) 바람이 더 세게 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어도 어차피 집중하고 우리가 할 것만 하면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바람이 없는 날 정조준하면 선수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10점을 맞힐 수 있지만 악천후시 10점 밖을 겨눠 바람을 이용, 10점 안에 집어넣는 '오조준'은 누구나 갖추기는 힘든 기술이다. 태풍으로 인한 비바람이 변별력을 높여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게 양궁계의 전망이다. 장영술 한국 총감독은 "내일 50m, 30m 단거리 경기가 열려 화살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며 "바람이 영향을 미치더라도 어차피 다른 선수들과 같은 환경에서 쏘는 상황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한국의 리커브 단체전 출전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한양궁협회는 남녀 4명씩인 국가대표 가운데 단체전에 나설 3명씩을 예선라운드가 끝나는 시점에 결정하기로 했다. 이전 국제대회 성적이 60%, 이번 대회 예선라운드 성적도 40%나 반영된다. 한국 여자부 선수들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접전을 펼쳐 단체전에 누가 나설지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이 시작됐음에도 경쟁 국가들에 대한 경계보다 집안 싸움이 더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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