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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절대권력 쥔 후진타오의 야심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지금 세계의 눈과 귀는 온통 베이징에 쏠려 있다. 올해 중국의 국정방향을 결정하는 헌법상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10기 제3차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인대의 최대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장쩌민(江澤民)으로부터 국가중앙군사위 주석까지 넘겨받아 당총서기(2002년), 국가주석(2003년) 등에 이어 중국 내 모든 권력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향후 국정운영 방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후 주석의 새로운 국정이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명실상부한 권력 1인자가 되는 그가 구상한 생각들이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가름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되기 때문이다. 후 주석이 권력장악 후 첫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통치철학은 ‘사회주의적 조화사회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이념의 골자는 안정적인 사회발전 속에서 부(富)의 분배가 골고루 되는 균형성장을 이루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행해온 성장위주의 발전전략을 지속하되 그동안 성장과정에서 소외됐던 농촌 및 내륙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금까지는 경제지표에만 집착했으나 앞으로는 사회적 지표를 더 중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직접선거, 국민참여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은 후 주석의 집권기간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후 주석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보수지향 색채를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내면서 체제 유지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후 주석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맞는 중국의 역사적인 전통과 민족의 우수성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정치개혁을 미루기 위한 수단으로 민족적 애국주의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속내를 완전히 드러내지 않은 또 다른 목적인 ‘중화패권주의’를 지향할 우려가 높다는 데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동북공정(東北工程)’ ‘서북공정(西北工程)’ ‘단대공정(斷代工程)’ 등으로 포장된 의도적인 계획들이 단적인 예다. 이 계획들은 후 주석으로의 권력이동이 마무리된 지금부터 더욱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중국의 실체를 냉정한 관점에서 파악해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후 주석의 행보를 단순히 흘러가는 하나의 사건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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