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부 30명이 GDP 3분의 2 주물럭

러시아의 거부 30명이 국가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천500억달러를 주물럭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자산관리업체 스코르피오 파트너십이 주장했다.

SP는 4개국 50명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면서 러시아 부호들의 재산은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등 동구 3개국 부자들의 재산을모두 합친 것의 배나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 부호들이 스위스 동쪽의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유망한 고객으로 떠오르고 각국 금융사들이 부자 고객 유치를 위해 유전이 많은 시베리아 지역까지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고 SP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블라이미르 카신 하원의원은 "러시아를 위해 좋지 않은 징조"라면서"소수의 거부들이 늘어나는 뒷그늘에선 지식인과 과학자들을 비롯해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대 부호 가운데 27명은 공산체제가 붕괴된 이후인 지난 1990년대에 보리스 옐친 정권의 국유재산 매각으로 얻게 된 석유와 각종 자원 광산업으로 돈을 벌었다.

소유 재산 147억달러로 러시아 최대의 부자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로는 석유업체OAO 시브네프트의 최대주주다. 재산 70억달러와 61억달러로 2위와 3위에 오른 블라디미르 리진은 러시아 4위 철강업체와 2위 알루미늄업체의 대주주다.

인구 1억4천500만명, 지난해 GDP 5천200억달러인 러시아의 평균 임금은 월 300달러에 불과하며, 4명 가운데 1명이 빈곤선 이하의 수입으로 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두 번 째 임기 중 주요 해결과제의 하나로 빈곤추방을 꼽은 바 있다.

카신 의원은 아브라모비치 등의 부자들이 투자 명목으로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반출해다고 비판하면서 이들은 러시아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블룸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