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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8월 13일] 에너지산업을 성장동력으로

국제유가 동향이 주가지수 등락과 함께 주요 경제뉴스가 된 지도 오래됐다. 노동자 파업, 태풍 등 원유생산 차질로 인한 수급상의 요인뿐만 아니라 테러 등 정치적 요인, 투기자본의 움직임, 미국 달러 가치하락 등 다양한 요인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한 고유가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에너지 수요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걱정이다. 더욱이 이러한 고유가 현상이 구조적ㆍ장기적이며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의 위기가 지난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잠시의 고비를 잘 극복하면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세계적으로 공급면에서나 수요면에서 모두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중국ㆍ인도 등 신흥 거대 개도국의 에너지 수요확대 전망과 점차 열악해지는 석유공급 능력의 한계로 에너지 위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재의 고유가 현상이 일시적으로 극복하면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토대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에너지 위기와 함께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가 또 다른 차원의 전지구적인 위기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전문가들은 오는 2100년도 기준 온실가스 대기농도를 550ppm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든 인류가 평균적으로 현재의 중국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진국들은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 이상 줄여야 하며 미국의 경우 무려 5분의1까지 대폭 감축해야 한다. 중국과 인도는 에너지 소비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경제성장을 이뤄야 한다. 과연 실현 가능한가. 엄청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고유가 및 기후변화 등 에너지 문제는 21세기 전인류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노력은 이미 유엔을 비롯해 세계 정상모임의 주요 의제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며 유수기관의 주요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공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궁극적 해결책의 핵심은 획기적인 에너지 기술력 돌파를 통한 세계 에너지시장의 비화석연료(carbon-free)ㆍ청정에너지기술시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6월 개최된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서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나갈 구체적인 방향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산화탄소 회수 및 처리기술ㆍ원자력발전 등 에너지 기술 전반에 걸친 협력방안을 전체의 절반을 할애해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현재 고유가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운동을 강화하고 수요관리사업을 적극 추진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한시적 고유가 상황이 아닌 장기적인 고유가 위기,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 장기적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다행히 정부가 8월 말 발표할 예정인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온실가스 저감에 효과적인 핵심기술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긴다고 한다. 이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계획보다 실행의지다. 에너지기술 혁신 및 정책에 대한 정부의 보다 강력한 추진의지가 요구된다. 선진국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은 확고한 핵심요소 기술을 바탕으로 응용ㆍ상용화ㆍ보급 등의 체계적인 국가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정부지원 규모도 최근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세계 4~5위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질적인 향상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 합리적 비전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추진체제를 확고히 다지고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등의 첨단기술과 에너지기술과의 접목을 강화, 혁신적 기술 개발력에 도달하는 정책적 노력이 집중돼야 한다. 고유가를 감내할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사회구조를 구축하는 동시에 에너지산업을 미래 청정에너지 기술시장을 향한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고유가시대가 우리의 에너지기술 정책을 재조명하고 선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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