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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중국 IT기업 투자 열기

실적부진·경쟁격화로 주가 하락

알리바바는 고점 대비 28%나 떨어져

지난해 상장한 절반 공모가 못미쳐


최근 몇년 새 뜨겁게 달아올랐던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 등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예상 밖의 실적부진과 주가하락으로 갈수록 투자자들의 관심과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나스닥에 데뷔한 중국 IT 기업 14개의 절반 정도가 초기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올 들어 6.1%나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앞둔 것과 비교하면 이들 기업의 주가부진은 더욱더 극명해진다.

지난해 9월 250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등장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주가는 현재(20일 기준) 85.20달러로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28%나 떨어졌다. 공모가가 68달러였던 알리바바의 실제 첫 거래가는 92.70달러로 현재 주가는 최고 거래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위치기반 서비스로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채팅 애플리케이션 업체 모모 또한 이달에만도 주가가 8%나 하락했다. 2,48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 지난해 12월에 비하면 주가가 무려 23%나 떨어졌다. 주가하락은 지난해 4·4분기 미국 내 프로모션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려 250만달러의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모모는 IPO 당시 수익 대비 300배라는 기록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됐지만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15분의1인 20배까지 떨어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역시 지난해 11월 증시 데뷔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21%나 하락했다. 14억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으며 매출은 전분기 1억500만달러에서 올 1·4분기 9,300만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안 그래도 웨이보의 월 사용자가 1억7,570명으로 텐센트의 메시징앱 위챗의 절반밖에 안 되는데 경쟁이 더 심화할 경우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IT 기업 주가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조한 실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블룸버그 중국벤치마크지수에 포함된 28개 인터넷 및 IT 기업들 가운데 지난해 4·4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곳은 검색엔진 바이두와 동영상사이트 유쿠투도우 등을 포함해 16곳에 이른다. 중국 경제둔화로 이들 기업의 실적도 부진할 수밖에 없었지만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가 12%나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실적만으로 주가부진을 설명하기에는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6억4,900만명이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유저를 보유한 중국 IT 산업의 장래를 감안해 투자자들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했지만 최근 경쟁이 격화되고 비용지출이 늘어나자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기대심리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런던 아미야캐피털의 마이클 왕 투자전략가는 "(중국 IT 기업들에 대해) 시장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돌아올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IT 기업들의 뉴욕증시 입성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업체 86리서치에 따르면 소후닷컴이 소유한 검색엔진인 소고닷컴이 하반기 IPO를 준비하는 등 6개 정도의 IT 기업이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쳉쳉 퍼시픽크레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하면 중국 IT 기업에 대해 다소 까다로워졌지만 여전히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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