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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高, 자율고 전환 신청
입력2009-06-17 17:22:16
수정
2009.06.17 17:22:16
"자사고 재정부담 크고 전국선발 매력 줄었다"
전국 6개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중 한 곳인 부산 해운대고가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전환 신청서를 냈다. 재정 건전성과 지역적 특성을 감안할 때 자율고 지정 가능성이 높다.
해운대고가 전국에서 학생 선발이 가능하고 지필고사를 제외한 다양한 방법으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는 자사고의 ‘특권’을 포기하고 입학정원의 20% 이상을 사회적배려 대상자로 뽑아야 하고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고를 선택한 이유는 재정적 부담 때문이다. 자사고는 재단전입금이 입학금과 수업료 등 등록금 수입의 25%로 상당히 높다.
신정철(62) 교장은 1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해야 할 고등교육을 사립 재단이 맡고 있는데 자사고라는 이유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거의 받을 수 없다”면서 “일반 사학 재단이 자사고를 운영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자율고 전환 배경을 밝혔다. 자율고는 재단전입금이 등록금 수입의 3~5%로, 광역시에 속해 있는 해운대고는 5%를 내야 한다. 재단 전입금이 5분의1로 줄어드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교육 공약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대폭 확대된 자율고가 도입되면서 자사고의 장점이 희석된 것도 해운대고가 자율고로의 전환을 꾀하는 이유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점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게 해운대고의 판단이다. 신 교장은 “전주 상산고는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고, 민족사관고는 해외 유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면서 “곧 서울에도 자사고가 생기는데 지역에 있는 자사고를 오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도 해운대고의 재학생 중 타 시ㆍ도출신은 20%가 채 안된다. 이들도 대부분 경남이나 울산 지역 출신이다.
자율고 학생선발 방식이 중학교 교과성적(내신) 50~100% 범위 내에서 추첨으로 선발하거나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대고는 특별한 내신 기준을 두지 않는 대신 면접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 교장은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자사고가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이유는 학생들의 수준이 균일해 수업이 용이하고 성취도가 높기 때문”이라면서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기 위해 자율고를 만들면서 수준 차가 큰 학생들을 추첨으로 뽑으라는 것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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