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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신도시주의

하성규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장

[로터리] 신도시주의 하성규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장 하성규 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장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한 것이다.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당과 야당, 충청ㆍ호남권과 영남ㆍ수도권, 찬성 언론사와 반대 언론사 등 대통령 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즉, 신행정수도 문제는 정치적 지배 속에 있으며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귀착될지도 모른다. 여기서는 찬반 논쟁을 정리하거나 양비론을 논의할 생각은 없다. 국토균형 발전과 수도권 집중을 줄이는 신행정수도, 모도시의 과밀해소를 위한 위성 신도시, 기업 활동을 증대하고자 구상하는 기업도시 등 도시개발에 대한 이슈에 있어 귀감이 되는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이 있다. 그것은 ‘신도시주의(New urbanism)’다. 지난 90년대 시작된 신도시주의는 기존 도시의 쇠퇴, 무분별한 교외지역 난개발, 인종ㆍ소득계층간 공간 분리, 환경오염, 농업용 토지 및 동식물 서식지 상실 등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즉 도시개발에 대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인 것이다. 이는 미국 신도시주의 단체의 주장에서 잘 나타나 있다. 93년 설립된 이 단체는 변호사ㆍ시민운동가ㆍ부동산 개발업자ㆍ도시계획 전문가ㆍ건축가ㆍ경제학자 등이 회원으로 있다. 이들은 기본적 목표와 방향을 제시한 ‘신도시주의 헌장’을 발표한 바 있다. 제시된 주요 내용을 보면 첫째, 기존 도시(특히 도심지)에 대한 낮은 투자 우선순위, 무분별한 도시 확산, 생태계ㆍ자연환경 파괴 등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둘째, 역사성 높은 기존 시가화 구역을 유지하는 도시개발 방식을 지향한다. 셋째, 물리적 계획을 통해 사회경제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지 않으며 도시(지역)공동체적 접근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넷째, 도시개발은 시민 참여적 계획과 설계를 통해 새로운 개발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국토 공간이 넓은 미국에서 시작된 신도시주의는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자칫 정치적 판단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결정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새로운 도시건설은 기존 정주지 개발의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도시개발 및 도시성장관리의 폐해와 모순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가 라는 ‘한국형 신도시주의’에 대한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 행정수도가 새로 건설되든 아니면 서울이 지속적 수도로 존재하든 관계없이 한국형 신도시주의의 이념과 철학이 정립되지 않으면 비생산적 논쟁만이 지속될 뿐이다. 코리아를 상징하는 새 수도 건설이라면 우리 모두 논쟁을 멈추고 좀더 진지한 자성과 역사적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입력시간 : 2004-06-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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