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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일무역적자 50년간 576조… 내용은 더 안 좋아

한일 국교정상화 50년 동안 대일 무역수지적자가 5,164억달러라는 통계가 나왔다. 우리 돈 576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수교 이래 단 한 해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대일 무역적자가 누적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부품과 소재 기술, 기계설비 제작 기술을 획기적으로 고도화하지 못하는 한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는 불가피하다. 수출하면 할수록 대일적자가 늘어나는 현상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물론 부품·소재의 대일 의존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주력품목인 반도체나 액정 분야에서 일제 중간재에 대한 의존도는 아직도 절대적이다. 국민의 반대를 물리치고 일본과 국교를 맺은 이래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물건을 수출해 번 돈을 대일적자를 메우는 데 50년을 보냈다면 새로운 50년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대일적자의 폭을 줄이고 내용을 바꾸지 못하는 한 한국 경제는 영원히 일본의 '가마우지(낚시에 이용되는 새)' 신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문제는 갈수록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올 들어 일본에 대한 수출이 최악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5월 수출입 실적'에서 보여준 6년 만의 두자릿수 수출감소만큼이나 위험한 신호가 바로 대일수출 부진이다. 올 들어 대일수출은 전년 대비 18.5%나 줄어들며 홍콩과 베트남 수출보다 작았다. 엔저 영향 탓이라고 하지만 일본이 수출 대상국 5위로 밀려난 것은 국교정상화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과 관계가 좋지 않다고 해도 이 같은 수출부진은 초유의 일이다. 정부는 그동안 정치와 경제의 분리를 강조해왔지만 외교도 경제도 망치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깨닫고 알리는 데 있다. 정부는 사태의 위중함을 인식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일본과 관계개선을 도모하든, 불편을 감수해가며 본격적인 대립에 나서든 국민들에게 경제 실상을 알리고 합의를 구해야 마땅하다. 앞으로의 50년은 지금 우리 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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