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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 임금 정체에 경제 성장 발목 우려”

시간당 평균 임금 하락… 소비에 충격 예상

미국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상승률이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월 경기침체가 끝난 이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비정부 부문 비관리직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0.9% 하락했다. WSJ은 “정체된 임금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잠식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냉장고를 사거나 외식을 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임금 정체 원인으로 부진한 경제 성장률, 기업들의 임금 관리 관행의 변화, 세계화 등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3분기 연속 2%를 밑돌아 최근의 경기 침체 이전 평균 성장률인 3.5%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고용 수요는 많지 않지만 실업자 규모는 1,150만 명에 달한다. 기업으로서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인상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또한 기업들이 1986년 이후 세 번의 경기 침체기를 거치면서 경기 변화에 임금 조정 대신 해고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져도 임금을 올려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세계화 역시 임금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등 저임금 국가의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 기업들은 임금을 쉽게 올릴 수 없고 근로자들도 일자리의 해외 이전을 우려해 마음 편하게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임금을 찾아 기존의 일자리를 떠나는 근로자들의 비중도 떨어지고 있다. 올해 6월 직장을 그만둔 미국 근로자의 비중은 1.6%로 경기 침체 이전의 2∼2.2%보다 훨씬 낮다.

그렇다고 미국 임금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코넬대학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 등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미국의 중위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임금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문적이고 숙련된 기술 수요를 늘리는 등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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