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걸작인 18m 높이의 비디오작품 '다다익선'이 설치돼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한국의 탑을 본떠 만든 것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3주기를 맞은 고인의 작품이 후배 작가 강익중씨에 의해 다시 태어났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설치작가 강씨는 자신의 대표작인 '3인치' 작품 6만점을 모아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나선형으로 감싸고 올라가는 총길이 200m짜리 작품 '삼라만상'을 제작했다. 5층 높이의 미술관 내벽을 채운 이 설치작은 6일부터 '멀티플 다이얼로그∞'展이라는 제목으로 1년간 전시된다. 작품 '삼라만상'은 강익중이 자신의 예술적 조언자였던 고인에게 헌정하는 일종의 오마주(hommageㆍ경의)이다. 두 작가는 1994년 휘트니미술관에서 2인전을 열었고, 백남준은 한참 후배인 강익중을 위해 전시장 좋은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각별하게 아꼈다. "언젠가 한국에서 다시 한번 2인전을 열자"던 고인의 말이 3주기를 맞아 실현된 것. 강씨는 "백남준 선생이 다양한 재료들이 한데 섞여 어우러지는 '비빔밥'을 자주 얘기했는데 이번 전시는 나와 선생님의 작품, 한국의 자연과 정신이 교감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일 열린 개막식에서 관람객에게 비빔밥을 나눠주는 '비빔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강씨는 공사중인 광화문 가림막으로 제작한 설치작 '광화문에 뜬 달'로 대중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02)2188-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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