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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위성미와 미셸 위

김진영 <문화레저부 차장>

요즘 골프담당 기자들은 기사를 쓸 때마다 항상 고민하는 것이 있다. 위성미라고 써야 하나, 미셸 위라고 해야 하나. 김초롱일까, 크리스티나 김일까. 솔직히 이러한 고민은 몇 주전 미국과 유럽의 LPGA투어 팀 대항전인 솔하임컵을 보면서 커졌다. 김초롱이 뺨에 성조기를 그려넣고 미국 팀 승리에 환호하는 모습에 많은 골프 팬들이 당혹감을 표현했다. 그들의 눈에는 ‘한국인’ 김초롱이 아닌 ‘미국인’ 크리스티나 김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프로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위성미는 어떨까. 한국 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위성미가 지금까지처럼만 하면 각종 경기에 미국 대표로 나설 것이 거의 확실하다. PGA투어의 케빈 나, 나상욱은 또 어떤가. 미국과 다국적 팀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 나상욱은 미국 대표로, 최경주는 인터내셔널팀 대표로 나서 둘이 격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은 끝도 없다. 세계 톱 골퍼의 가능성을 보이며 자라는 한국 핏줄의 주니어 골퍼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국적이 미국 하나인 선수들도 많지만 김초롱처럼 한국과 미국에 모두 적을 둔 골퍼도 부지기수다. 이들이 프로건 아마추어건 팀 대항전에 미국 대표로 나서는 일은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그럴 때 매번 당황하고 배신감을 느껴야 할까. 답은 ‘노(NO)’다. 한국 핏줄이라는 것, 부모가 한국 사람들이라는 사실만으로 그들을 얽어맬 수는 없다. 그들은 분명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 말을 하고 김치를 먹지만 미국 땅에서 태어나 미국 교육 제도 속에서 가치관을 형성했다. 소위 말하는 ‘주류 사회’에 들기 위해 나름대로 피나는 노력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들 선수는 이름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들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팬들의 자유지만 미국 식으로 행동한다는 것만으로 비난받아서는 안된다. 그들이 성장해온 과정을 일단은 이해해야 한다. 국내에 있는 팬들은 누구나 그들이 한국인이라는 데 긍지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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