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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대표 취임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여야 관계가 앞으로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안 대표는 7일 국회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손 대표의 취임인사를 받고 매달 한 차례가량 양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제안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이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실 난 조직이 약하다고 해서 2등할 줄 알았는데 당선돼 반가웠다"며 "그런데 (손 대표가) 처음부터 너무 공격적으로 나오니 헷갈린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에 대해 손 대표도 "당내 조직기반 없이 당선된 것은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며 "너무 강한 게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가 그렇다"고 받아쳤다. 안 대표가 분위기 전환차 "합리적인 분이니 상생의 정치를 펴자"고 제안했으나 손 대표는 "상생이 자칫 '짝짜꿍이 되자'고 오해될 수 있다"며 "국민은 여야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을 원한다"고 각을 세웠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손 대표의 대표 수락 연설에 대해서도 안 대표가 "사실 내가 전당대회 때 했던 말을 모방한 것 아니냐"고 하자 손 대표는 "그때 산 속에 있어서 미안하지만 보지 못했다"고 응수했다. 손 대표는 "정치를 불신하는 것은 국민들이 정치가 도움이 안 된다고 느끼기 때문이고 그 대표적 사례가 배추 값 파동이다. 친서민 정책이라고 하지만 서민 생활을 미리 내다봤으면 최소한의 대책은 나왔을 것"이라고 끝까지 안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안 대표가 월 1회 대표 간 월례회동을 제의했으나 손 대표가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에 따르면 7일 손 대표가 안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안 대표는 "과거 정례회동이 없다 보니 만나자 제안해도 이해득실을 따져 실패했다"며 "정례회동이야말로 상생 정치를 위한 방편"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정치가 국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원내 기능에 당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의를 받았으니 생각해보겠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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