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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긴박감…"또 다시 재검표(?)"

이번 미국 대선에서 4년전의`재검표 사태'가 재연될 것인가. 당시 `정치적 혼란'의 중심이었던 플로리다가 2004년 대선에서 다시 주목받고있다. 2일 오전 (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의 주도(州都) 탤러해시 공항 입국장에는 "기자, 방문객 여러분 플로리다 선거의 중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플래카드가 나붙어 있었다. 40대 초반의 흑인 택시 운전기사는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4명의 기자를 공항에서 호텔로 데려다 줬다. 조금전에도 영국 기자 한명을 데려다 주고 왔다"고 말했다. 미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기자가 탤러해시를 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심지어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기자까지 이곳에 도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 공화ㆍ민주 양당의 변호인단, 선거감시요원, 시민단체 관계자들까지 수천명이 플로리다로 몰려들고 있어 플로리다가 이번 선거의 최대 접전지(battle ground)이자 관심의 초점임을 실감케 했다. 그러나 정작 인구 30만의 소도시인 탤러해시는 외견상으론 평온한 모습이었다. 투표 마감시간이 다가온 이날 오후 5시 현재 투표는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 탤러해시 시내의 쉐브로 유니버시티(자동차 판매업소)에 차려진 한 투표소에는이날 아침 수백명에 이르는 줄이 늘어서 있었지만 오후로 접어들면서는 투표장에 가면 바로 투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투표소 관계자는 "아주 순조롭다(very smmthly)"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 투표가 마감되면서 시민들은 표정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 전역을 `정치적 대공황'으로 몰아넣었던 2000년 대선의 재검표 논란이 다시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더욱이 선거직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 후보와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초접전 양상으로 나오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 지역 방송인 WXTL의 한 여기자는 "오늘 밤에 미국 대통령이 확정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재검표 가능성에 대해서도 "너무 접전(very very close)이어서 그럴가능성이 있다"고 배제하지 않았다. 플로리다는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재검표 소동을 겪은 뒤 기존의 천공식 투표방식에서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했다. 하나는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은행 현금지급기와 같이 손으로 화면상의 후보 이름을 가볍게 만지면 자동으로 투표가 이뤄지는 것과, 또 하나는 OMR 투표용지에 기록하는 컴퓨터 판독방식이다. 주 내에서도 카운티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플로리다 주법에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1% 이내일 경우 재검표를 하도록규정돼 있는데, 이 경우에 터치스크린 방식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스크린 투표는 투표 용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재검표를 하고 싶어도 할 수없는 상황이기 때문. 실제로 지난 1월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자와 패자의 표차가12표밖에 나지 않아 재검표를 해야 하지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결국 재검표 없이 승자가 결정됐던 전례가 있다. 한편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부시와 케리 지지가 상반됐다. 플로리다 북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이지만, 지난 2000년 재검표 사태를 거쳐 부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일정정도 의식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역 신문기자는 귀뜸했다. 30대 초반의 한 여성 유권자는 "부시는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도 찾아내지 못했으면서 우리를 전쟁으로 이끌었다"고 비난했고, 50대의 한 백인 남성은 "전쟁중에 대통령을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탤러해시<美플로리다주>=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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