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회동에서는 여야 원내대표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며 전운이 감돌았다.
박 원내대표는 비공개 주례회동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원구성 협상이나 국회운영을 제대로 할 생각이 있는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이제 인내심의 한계가 왔다”고 이 원내대표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17대 국회 때 열린우리당이 여당인 시절 당시 야당에 양보를 많이 했지만 조금 더해줄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면서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인 만큼 어머니나 아버지 같은 심정으로 야당을 포용하고 국회 운영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가 (기자들)앞에서는 웃어 보이지만 웃음 뒤에 무언가 있다”고 말하며 이 원내대표의 협상 태도마저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나는 느린 충청도 사람이다. 정치는 여백이 있다”고 답하며 새누리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적한 ‘웃음 뒤에 무언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저의 웃음 뒤에는 웃음이 있다”며 “박 대표가 말한 대로 집권여당이 가능한 양보하고 배려하려는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받아쳤다. 이어 “소속 의원들의 입장이 있기에 의원들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대단히 힘든 작업”이라며 “서두르지 않고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다 녹여가면서 타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했다.
여야 간 파열음은 주례회동 이후 오후에 열린 4자 회동에서 절정을 찍었다.
새정치연합측 관계자가 “합의가 어느 정도 진전돼 오늘 합의문을 발표할 것이다”고 밝히면서 하반기 원구성이 합의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결국 두 원내대표 간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왜 이래. 나도 할 만큼 했어”라고 박 원내대표에게 고함을 쳤고 박 원내대표도 “저도 할 만큼 했어요”라고 받아쳤다. 고성이 오간 후 두 원내대표는 다시 합의를 이어 갔지만 이 원내대표와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결국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김 수석부대표는 “모든 것에서 합의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합의된 부분이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합의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고성이 오간 상황에 대해서는 “쟁점이 있었다기보다는 (원내대표간) 개인적인 문제였다”고 답해 여야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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