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규모가 10억달러(약 1조410억원)를 넘는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80%가 상속이 아닌 스스로 돈을 번 '자수성가'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의 35%는 대학 졸업장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위스의 자산정보 업체인 웰스엑스와 UBS은행은 17일(현지시간) 자산 10억달러가 넘는 억만장자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2014년 억만장자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억만장자는 2,325명이며 이들의 재산은 모두 7조2,910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억만장자 수는 7.1% 늘어났고 자산총합은 11.9%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억만장자가 매년 10%가량 늘어날 경우 오는 2020년에는 3,873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억만장자들의 부 축적과정을 보면 상속재산이 전혀 없이 창업으로 부를 일군 경우가 1,273명으로 과반(54.8%)을 넘었고 일부 상속을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 부를 키운 경우가 599명으로 25.8%였다. 상속재산이 부의 대부분인 억만장자는 453명으로 전체의 19.5%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부의 전부 혹은 과반을 스스로 쌓은 경우가 81%에 달한다"고 밝혔다. 억만장자 가운데 대학 졸업장이 없는 경우도 35%에 이르렀다. 대학 졸업장이 있는 억만장자 중 11%만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억만장자들의 사업 분야는 금융업이 19.3%로 가장 많았으며 제조업(12.1%)과 부동산업(7.1%)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자산의 절반 가까이 되는 46.9%를 비상장회사 주식으로 가지고 있었다. 상장회사 주식(28.9%)과 현금(19.1%) 비중도 높았고 부동산 및 고가품 비중은 5.1%에 불과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2,039명으로 대다수(87.7%)를 차지했다. 286명인 여성 억만장자 가운데는 상속으로 부를 쌓은 경우(65.4%)가 많았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전 세계 자산가의 4분의1인 571명에 달했다. 2위는 지난해 157명에서 190명으로 늘어난 중국이었다. 우리나라는 21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줄어 2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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