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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승부수 약인가 독인가

FRB 금리·재할인율 0.5%P 인하<br>경기조절 목적 불구 "인플레 방조 우려"<br>글로벌 증시 폭등·코스피 1,900선 돌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버냉키 의장은 투자자의 실패를 보전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없다던 소신을 버리고 미국 경기의 악화를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의 선택은 미국 경제에 유동성을 추가로 늘려 잠복된 인플레이션 요인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금융시장과 미국 경기 조절에는 약(藥)이 되지만 인플레이션을 방조한다는 점에서 독(毒)이 될 수도 있는 처방을 내린 셈이다. FRB는 18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연방기금 금리를 5.25%에서 4.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재할인율도 5.75%에서 5.25%로 내렸다. FRB의 금리인하는 4년 만이다. 일본은행은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FRB는 성명서에서 “신용시장 경색이 주택시장의 조정을 가속화하고 경제성장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조치는 금융시장 혼란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FRB가 시장의 기대치 이상으로 금리를 내리자 글로벌 증시는 전형적인 페드랠리(FRB 금리인하에 따른 주가 상승)를 보였다. 19일 코스피지수는 64.04포인트(3.48%) 상승한 1,902.65포인트로 마감, 박스권 상단인 1,900선을 단숨에 돌파했다. 코스닥지수도 9.22포인트(1.19%) 오른 784.6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전날보다 579.74포인트(3.67%) 오른 1만6,381.5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18일 335.97포인트(2.51%) 상승한 1만3,739.39에 마감했다. 뉴욕증시와 도쿄증시의 상승폭은 5년 만에 최대다. 하지만 FRB의 금리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높다. FRB는 “인플레이션 진전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조치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제유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는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2센트(1.1%) 오른 81.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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