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광고 분야에서 10여년간 사무직 샐러리맨으로 일해온 L씨는 3년전 실직 당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궂은 일도 마다 않고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L씨는 구두 수선 가게를 운영 중인 고향 친구로부터 6개월간 구두수선 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L씨는 기술을 배우고도 점포를 차릴 돈이 없었다. 은행 대출 역시 L씨에겐 불가능했던 상태. 그런 L씨가 활로를 찾은 것은 마이크로크레딧(소액신용대출)을 통해 2,000만원을 빌리면서부터다. 그는 이 돈으로 구두수선 가게를 열 수 있었고 현재는 연중무휴로 일할 만큼 생활의 의지를 되찾아 재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미소금융 기관인 하나희망재단으로부터 자활 자금을 대출 받아 재기에 성공한 사례다. 최근 정부 주도로 미소금융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L씨와 같은 저신용계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다뤄본다. ◇미소금융 신청자격은=최근 미소금융지점의 창구를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애초에 대출 자격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미소금융은 은행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계층’에게 창업 및 사업운영 자금 등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경우에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신용등급은 3대 주요 신용정보회사가 매긴 등급을 말한다. 3대 신용정보 회사는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 등인데 각 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상담전화번호를 통해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할 수 있다. 물론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라도 미소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우선 자신의 총 채무액이 재산의 절반을 초과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법원으로부터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을 인가 받았거나 이를 법원에 신청한 사람도 미소금융 대출이 제한된다. 보유재산이 과다하게 많다면 저신용자라도 미소금융 대출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서울특별시나 각 광역시와 같은 대도시에선 1억3,500만원, 기타지역에선 8,500만원을 초과하는 재산을 보유한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은행연합회의 신용정보전산망에 이른바 신용도 판단 정보나 공공정보가 등재된 경우 미소금융 이용이 원천 차단된다. 다만 이 같은 경우라도 신용회복지원기관으로부터 신용회복지원을 받아 2년 이상 변제금을 성실히 납입한 경우라면 미소금융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회생 신청자중 법원으로부터 면책 결정을 받은 경우와 개인파산 신청자중 법원의 면책 결정을 받아 5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도 미소금융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미소금융중앙재단 등으로부터 이미 금융지원을 받은 사람도 미소금융을 이용이 제한된다. 이밖에도 책임재산을 도피, 은닉했거나 기타 책임재산의 감소행위를 초래한 사람, 자신이 어음ㆍ수표 부도 거래처인 사람도 미소금융을 이용할 수 없다. ◇대출의 종류와 조건은=대출 상품은 용도에 따라 창업 자금용(프랜차이즈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과 운영자금용, 시설개선용과 무등록사업자용으로 나뉜다. 즉 새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의 사업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대출이다. 따라서 창업용도가 아니라 단순히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려는 사람들은 미소금융을 이용하기 어렵다. 이중 운영자금과 시설개선자금용은 대출한도가 건당 최대 1억원이며 나머지의 경우 건당 5,000만원이 한도다. 이들 대출은 모두 상환기간이 최장 5년까지다, 대출상품이나 금액에 따라 짧게는 6개월이내에서 길게는 1년이내까지 거치기간을 둘 수 있다. 금리는 무등록사업자대출의 경우 최대 연 2.0%이고 나머지는 모두 연 4.5%선이다. ◇자활의지 소명이 대출 승인의 관건=미소금융 대출을 신청하려면 최소한 두 번 이상은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해야 한다. 우선 첫 방문시에는 대출의 기본자격에 해당되는지 대출신청 용도가 미소금융 규정에 부합하는지 1차 심사를 받게 된다. 1차 상담은 별도의 서류 없이 구두 상담으로만 이뤄지므로 신분증만 지참해 가면 된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대출 창구를 찾기 전 실현가능한 창업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해 각 지점의 상담자에게 그 계획을 분명히 설명하고 자신의 자활의지를 강하게 표명하는 것이다. 미소금융은 서민이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경제적 자활 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사업 구상도 없이 “먹고 살기 힘든데 돈 좀 빌려달라”는 식으로 창구를 찾았다간 1차 심사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1차 심사를 마치면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 등이 지원을 나온다. 이 관계자는 대출신청인이 자활을 위해 추진하는 창업계획이 현실성이 있는지 분석한다. 즉 사업성 분석과 경영진단 등의 컨설팅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컨설턴트의 조언을 잘 새겨 들어야 한다. 만약 대출신청자가 추진하는 사업이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거나 아예 실현이 불가능하면 미소금융재단으로선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출자는 자신이 원래 세웠던 원래의 창업계획에서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가 지적한 사항을 반영해 재구성하는 것이 2차 서류심사를 통과할 때 유리하다. 소상공인진흥원의 컨설팅 서비스를 받은 이후 대출신청자는 각종 구비서류를 준비해 두번째로 지점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러면 미소금융재단은 이 서류를 근거로 2차 대출심사를 하게 되고 여기서 적격판정을 받으면 대출계약을 맺고 돈을 빌려주게 된다. ◇창업 시기에 임박한 대출신청은 안 된다=이런 심사과정은 4~5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도 대출신청이 폭주하면 시간이 더 지연될 수 있다. 따라서 창업을 준비한다면 최소한 사업 개시 1~2달전에 대출신청을 해야 적기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아직은 미소금융 지점이 많지 않고 각 지점의 상담 인력도 3~5명수준으로 적기 때문에 지점 방문시엔 몇시간씩 기다릴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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