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세대가 과감히 신사업에 도전하기보다 커피전문점 같은 안정적 창업을 선호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암울한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중장년층이 앞다퉈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어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터에 청년들마저 가세한다면 자영업 몰락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도 폐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생계형 창업은 10명 중 7명이 5년 안에 망하지만 혁신형 창업은 생존율이 50%를 넘고 부가가치 창출 효과도 크게 마련이다. 이런데도 정부가 창업훈련을 명분으로 대학 교정에서 커피·치킨을 파는 푸드트럭이나 장려하고 있으니 학생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싶다. 청년들은 창업의 최대 걸림돌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으며 창업공간이 부족하다는 호소도 많은 편이다. 금융당국이 벤처기업의 연대보증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한번 부도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재기가 어려운 현실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에는 왜 마크 저커버그 같은 청년창업자가 없냐며 젊은이들을 탓하기보다 이를 유도할 투자환경부터 만들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창업자금을 손쉽게 조달하고 도전했다 실패하더라도 쉽게 재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 정책자금 또한 지금처럼 사업성이 검증된 분야에만 집중하지 말고 고위험 벤처사업에도 자연스럽게 돈이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창업 초기 단계에 지원되는 엔젤펀드가 활성화되도록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명실상부한 신생기업의 보금자리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청년창업의 열기를 제대로 살려 창조경제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