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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VS 국보, 시리즈 역대 최고의 마운드 수 싸움

전반전은 김성근 감독 판정승

'전반전'은 '야신'의 완승으로 끝났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김성근(68) SK 감독과 선동열(47) 삼성 감독의 지략 대결이 흥미진진하다. 특히 '지키는 야구'로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선 감독과, '벌떼 불펜'을 트레이드마크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김 감독의 현란한 마운드 운용은 이번 시리즈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1, 2차전을 통해 드러난 양 사령탑의 용병술을 되짚어 본다. ▲김성근-선발승이 필요없는 막강 불펜 김 감독은 2차전 승리 직후 "선발 이승호가 다행히 1이닝을 버텨준 덕에 잘 풀렸다"고 의외의 평을 했다. 상식적으로 채 2이닝을 못 던지고 내려온 선발 투수에게 칭찬을 하는 건 이례적이다. 김 감독은 "전병두를 원래 선발로 내려고 했는데, 구원으로 나오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며 사실상 이승호는 '가장 먼저 나가는 투수'이상의 의미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서 에이스 김광현을 투입했는데, 예상 외로 고심을 거듭한 카드였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4차전 직후 결정했다고 했다.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가면서 삼성의 차우찬과 장원삼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1차전에 나서지 못하는 점을 고려, 김광현을 '필승 카드'로 낙점한 것이다. 김광현이 5회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자 김 감독은 정우람-정대현-송은범으로 이어지는 불펜을 풀가동했다. 2차전 선발이 예상됐던 카도쿠라까지 불펜 대기시킬 만큼 1차전 승리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1차전에서 대승 조짐이 보이자 김 감독은 경기 도중 2차전 선발을 카도쿠라에서 이승호로 급선회했다. 2차전 상대 선발은 올시즌 SK 천적이었던 차우찬. 1승의 여유가 생긴 만큼 카도쿠라를 아끼면서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을 피하는 전략이었다. 차우찬에게 초반 끌려가다 역전에 성공하자 다시 전병두에 이어 이승호-정대현-송은범을 투입했다. 최강 미들맨 전병두와 오른손타자 스페셜리스트 정대현, 그리고 마무리 송은범이 이틀 연속 합작해낸 승리였다. 무엇보다 2승을 벌어 놓고 카도쿠라를 3차전 선발로 낼 수 있게 된 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선동열-왼손 스페셜리스트 살리기 승부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혈투를 치른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SK에게는 2% 부족한 전력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SK에 앞설 수 있는 부분을 올해 5회 리드시 53연승을 기록한 불펜으로 봤고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중간 계투를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특히 선 감독은 박정권, 박재상, 김재현 등 왼손 타자들이 버틴 SK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왼손 스페셜리스트 권혁의 부활이 절실했다. 권혁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에 나섰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평균자책점 27.00으로 부진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이기든 지든 권혁을 활용해야 한다. 권혁의 활약이 키 포인트"라고 강조했던 선 감독은 1, 2차전에서도 권혁을 중요한 승부처에 투입했다. 그러나 권혁을 기용한 용병술은 실패로 끝났다. 선 감독은 1차전에서 3-2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박재상을 잡기 위해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과는 스트레이트 볼넷. 무사 1ㆍ2루 위기를 만들고 강판된 권혁은 결국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도 선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을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승환은 박재홍에게 밀어내기 볼넷, 김재현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선 감독은 1차전을 마친 뒤 "투수교체를 빠르게 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지 못했다. 오늘 패배는 전적으로 감독의 잘못이다"고 아쉬워했다. 1차전에서 계투 작전 실패로 역전패를 당한 선 감독은 2차전에서도 1-3으로 뒤진 8회 권혁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권혁은 박경완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선 감독은 "권혁은 우리 불펜의 유일한 왼손 투수다. 자신감을 갖고 던졌으면 한다. 오승환은 생각보다 구위가 좋았다"고 3차전 이후에도 두 선수를 중용할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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