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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불만표출 갈수록 극단화

전문가 "사회전체가 문제해결 지혜 모아야"

숭례문 방화 용의자인 채모(70)씨가 지난 2006년 창경궁 방화 동일범으로 밝혀짐에 따라 개인의 불만표출 방법이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지혜를 함께 모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용의자가 분노를 방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볼 때 반사회적 인격장애 특징을 갖고 있다”며 “특히 남성이 이런 증상을 갖고 있을 경우 알코올중독 증상이 동반돼 음주 후 충동적으로 행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경우처럼 개인의 스트레스나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이 예전보다 더욱 과격해지고 여러 사람에게 주목받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민수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개인의 불만 해소를 위해 불을 내더라도 폐허나 빈집, 작은 종이 등을 택했던 과거와 달리 대중에게 주목받는 건물 등을 선택함으로써 나의 억울함과 불만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도 이 같은 경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과거에는 쇼핑이나 도박, 과다한 음주, 배우자나 자녀 폭행 등 개인적으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짙었으나 최근에는 대중의 주목을 받고 불특정 다수에게 충격을 주는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구 한국스트레스협회 회장(연세의대 행동약리학 교수)은 “길가다가 충동적으로 자동차를 긁거나 타이어를 손상시키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괴로움을 주고 즐거움을 느껴 자신의 불만을 해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 불만표출로 인한 사회적 손실과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와 개인의 자제력 향상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교수는 "충동을 느꼈을 때 참지 못하는 기분조절장애 환자 및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대망상 환자의 경우 항정신병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며 “좌절감이 심할 경우에는 면밀한 정신감정을 통해 항우울제 등을 투여해 자살ㆍ방화 등 극단적 행동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갑자기 화가 나거나 충동을 느낄 경우 10초간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다. 김 회장은 “가령 운전 중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로 인해 갑자기 화가 날 경우 4초간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6초간 천천히 내쉬는 심호흡을 해보라”며 "몸 안에 신선한 산소를 넣어주면 정신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계가 평온을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편 불만의 근본원인이 해결이 안 될 경우 ‘성질 내봐야 나만 손해’ 또는 ‘억울한 사람이 나만 있나’라며 스스로 위안하거나 종교에 의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이런 극단적 행동표출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형편이 어려운 정신질환자들에게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 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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